경제·금융

1억에 77평 아파트서 살아봐?

용인.김포 대형 넘쳐'70평형대 아파트에서 전세산다?' 그렇게 비싼 전세들 바에야 좀 작은 아파트를 사고 말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는 이해되지 않는 일이다. 최근 미국에서 귀국한 A씨의 가족은 여동생 가족과 함께 용인 LG빌리지 72평형을 1억 3,500만원에 전세로 들어갔다. 인근 현대아파트 31평형 전세가인 9,500만원에 4,000만원만 더 내면 배 이상 넓은 집에서 살 수 있다는 생각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 A씨는 미국의 경험에 비추어 봐도 30% 정도의 금융비용 밖에 들지 않는 전세가격이었고 국내 중소형 아파트에 비해서도 너무 낮다는 생각에 이상하긴 했지만 좋은 집을 구했다는 생각에 기분은 좋았다. 수도권에 20~30평형대 아파트 전세 매물이 없어 수요자들이 애를 먹고 있는 반면에 용인 김포 등 일부 지역에서는 60~70평형의 대형 아파트 전세 물건이 남아 돌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가격도 급락, 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비율이 20~30%에 불과해 중형 아파트 전세가와 거의 차이가 없는 특이한 가격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경기 김포 장기동 현대 77평형의 전세가는 1억원 선이다. 대형 아파트에서 전세가격이 폭락한 이유는 심각한 수급불균형 때문이다. 용인 김포 등 수도권 지역은 98년 한 때 대형평형 아파트의 공급이 러시를 이뤘다. 소형평형 의무공급 비율이 폐지된 뒤 업체들이 평당분양가가 높은 대형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 물량들의 입주가 한꺼번에 닥치기 시작했다. 용인지역에서만 올 상반기 입주하는 1만가구 물량중 대부분이 중대형 아파트다. 여기에 용인은 지난해 난개발 여파로 된서리를 맞은 터라 투자목적으로 구입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파트에 입주하지도 그렇다고 처분하지도 못하고 묶여 있는 상태. 이렇다 보니 다소 낮은 가격에 전세라도 내놓아 자금을 확보하려는 집주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물론 일반적인 전세 수요자의 경우는 대형 아파트가 아무리 값이 낮아도 그다지 매력적이지는 않다. 한 식구가 살기에는 너무 부담스럽고 관리비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모님을 모시며 3세대가 함께 살거나 형제끼리 같은 집에 살 수 있다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선택이다. 60평형대 이상은 방이 5개 이상으로 보통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것을 고려해 설계됐다. 만약 형제인 두 가족이 함께 산다 해도 공유해야 하는 공간은 주방과 거실 정도여서 프라이버시의 우려는 적다.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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