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나산그룹(21C 유통시장 재벌이 뛴다)

◎“패션특화” 틈새상권 파고들기로 도약/클레프­2005년 할인점서 업계1위 목표/플레이스­가정용품외 장의·의료·스포츠도/백화점·패션마트까지 대대적 신설나산그룹(회장 안병균)은 패션·건설과 함께 유통을 그룹 주력사업으로 확정하고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유통사업에 역점을 두어 21세기에는 초우량 유통그룹으로 발돋움한다는 방침이다. 나산그룹의 유통사업은 그룹 모기업인 (주)나산과 나산백화점·나산클레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창고형 할인점 및 카테고리 킬러형 전문점이 양대축이다. 창고형 할인점의 경우 지난해 11월 나산클레프를 통해 경기도 광명시에 「클레프」 1호점을 오픈, 첫발을 내디뎠다. 클레프가 지향하고 있는 것은 유럽형 정통 하이퍼마켓이다. 나산그룹은 오는 2000년까지 7천억원을 투자, 30개의 클레프 매장을 확보해 2조5천8백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다. 또 2005년에는 50개로 늘려 할인점업계 1위를 차지할 예정이다. 중견그룹인 나산으로서는 실현성에 의심이 들 정도로 야심찬 목표다. 이는 후발업체로서 입지난 극복과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점포확충과 다점포화밖에 방법이 없다는 현실 인식에 따른 것이다. 나산은 이 목표를 속속 실행에 옮기고 있다. 올해에만 모두 8개의 클레프를 개점한다. 오는 9월초 광주 유동에 2호점을 개점하는 것을 비롯 연말까지 이천·청주· 군산·익산·무안·여천·순천점을 차례로 오픈한다. 이중 광주점은 부지면적 4천4백66평에 지하1층, 지상5층, 연면적 1만8천2백21평 규모다. 매장면적은 8천7백15평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동양에서 가장 크다. 클레프 광주점은 무려 3만∼4만여 품목의 상품구색을 갖추게 되며 5층에는 카테고리 킬러형 스포츠 전문매장인 「스포츠마트」와 「문화센터」가 들어선다. 나산그룹의 창고형 할인점사업은 비경쟁지역 선점전략을 철저히 구사하고 있다. 다른 업체에서 출점하지 않은 곳에 들어가 그 지역 상권을 완전 장악한다는 시나리오다. 5만가구 이하, 5만∼20만가구, 20만가구 이상 등 출점지역내 가구수에 따라 매장크기도 달리 한다. 특히 중점을 두는 것은 패션부문이다. 의류사업으로 성장한 그룹이니 만큼 축적된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 패션쪽을 대폭 강화해 다른 할인점과의 차별화를 꾀할 방침이다. 나산클레프는 또 식료품 전문 할인매장인 「나디스」사업에도 조만간 착수한다. 나디스에서는 1백50∼2백평 규모의 매장에 회전이 빠른 6백∼1천가지의 상품을 최저가격으로 판매한다. 가공·생식품 등 식료품 비중을 90%로 하고 주방용품과 가전·의류·스포츠용품도 갖춰 차별화할 예정이다. 나산클레프는 다음달중 강남과 대청에 1개씩의 나디스를 오픈, 매장컨셉트를 확정한 후 다점포화에 나선다. 직영점과 함께 가맹점도 모집, 오는 2000년까지 1백80개 나디스 점포망을 구축해 6천6백억원의 매출액을 올릴 계획이다. 이에 따른 투자비는 1천4백여억원으로 잡고 있다. 나디스는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인구 밀집 주거지역에 출점하며 경쟁업태인 식료품 소매업에 비해 20% 싸게 제품을 판매한다. 이와함께 나산그룹은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 구영동백화점에 「홈 플레이스」를 개점, 카테고리 킬러형 전문점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나산백화점이 운영하는 홈 플레이스는 매장면적 2천8백평으로 가정용품 및 홈 인테리어 제품만을 한자리에 모아 놓아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 주방 침실 거실 욕실 등의 생활용품과 주택 개·보수에 따른 인테리어 제품을 총망라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홈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을 배치, 소비자에게 상담해주는 한편 설계, 시공, AS까지 책임지는 종합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다. 나산백화점은 연내에 인천시 남구 도화동과 경기도 용인군 수지에도 홈 플레이스를 오픈한다. 이와함께 앞으로 장의·의료·스포츠 등 새로운 컨셉트의 카테고리 킬러형 전문점도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나산그룹은 할인점·카테고리 킬러형 매장에 이어 백화점에까지 발을 뻗는다. 나산백화점은 내년 2월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 패션전문 백화점 「로즈 데일」을 오픈한다. 로즈 데일은 부지 1천8백90평에 지하8층 지상 20층짜리로 세워지는 복합건물내 지하 2∼지상 10층, 연면적 1만3천8백평 규모로 들어선다. 고급스럽고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한 미래지향의 고품격 패션전문 백화점으로 꾸며지며 여성 휴식공간과 패션코디 상담실 등 편의시설까지 갖추게 된다. 수서지구의 9만여명에 달하는 인구와 강남, 송파, 분당, 성남상권을 겨냥하고 있다. 나산그룹은 이외에 (주)나산을 통해서도 패션 유통사업을 본격화한다. 나산은 현재 「나산 패션마트」와 「이코레즈」, 「워너비」라는 자체 의류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나산 패션마트는 철지난 자사 의류를 30∼40% 싸게 판매하는 상설할인매장으로 매장수가 30개다. 나산제품뿐만 아니라 타사 브랜드도 함께 취급하는 패션전문할인점 이코레즈는 지난해 10월 종로5가에 1호점을 연 이후 울산 다운동점, 서대전점, 광진구 구의점 등 모두 4개로 늘어났다. 또 지난해 12월 대구에 첫 매장을 오픈한 「워너비」는 사이버세대들을 겨냥한 패션전문점. 영화 예술 스포츠 등 감각적이고 차별화된 문화공간을 제공하며 매장구조도 즐거움, 편의성, 주체성을 살렸다. 워너비는 의류·잡화는 물론 카페·식당가, 놀이·휴식공간까지 한곳에 모아 고객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한 매장으로 올 3월에는 매장면적 1천6백평의 마산점이 문을 열었다. 나산은 이들 패션매장을 대거 확충해 나갈 방침이다. 이처럼 나산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중장기 유통사업 계획은 눈부시다. 대형 업체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짧은 경험으로 제대로 할수 있을까」라는 일부의 시각도 있다. 그러나 나산그룹은 선발업체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틈새를 타고 드는 전략으로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즉 급변하는 유통시장 환경과 고객의 요구에 제대로 부응한다면 후발의 약점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문병언 기자> ◎인터뷰/(주)나산클레프 임명식 상무/“호남발판 전국 공략 선진기법 도입 승부” 나산그룹 유통사업의 핵심은 창고형 할인점과 카테고리 킬러형 전문점이다. 21세기에는 패션을 밑바탕으로 한 유통그룹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집중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그룹 운명이 걸려있는 이 사업은 (주)나산클레프의 임명식 상무가 주도하고 있다. 다음은 림상무와의 일문일답. ­나산그룹은 유통사업 경험이 적은 것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이를 보완할 수 있는 강점이라면 어떤 것이 있는가. ▲할인점 등 신업태에 관한 전문가는 국내에 없다. 누가 먼저 선진국시장을 벤치마킹해서 빨리 적용시키느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나산은 안병균그룹회장이 유통에 관해서는 전문가 수준이며 굉장한 관심을 갖고 직접 챙긴다. 따라서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발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안회장은 지난 80년 종로5가에 국내 최초의 할인점이라 할 수 있는 의류도매센터를 세워 대성공을 거두었다. 상품이 의류에 한정됐지만 개념은 할인점과 똑같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할인점 매장확충과 투자계획이 엄청난 데 사업전개 방향과 차별화 전략은. ▲미국 보스톤컨설팅그룹으로부터 컨설팅을 받았다. 이 결과를 토대로 업태를 선정했다. 당초 백화점을 짓기로 했던 클레프 광명점을 할인점으로 바꾼 것도 이 때문이다. 출점은 철저하게 비경쟁 유망상권을 선점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 쇼핑이 전부인 타 할인점과 달리 살거리에다 볼거리, 먹을거리, 놀거리까지 완비할 것이다. 승부는 경쟁력이 있는 패션으로 걸 방침이다. ­다른 업체들의 경우 서울과 경기도에 주로 출점하는데 반해 나산은 상권력이 다소 처지는 호남지역에 집중적으로 매장을 세우는 이유는. ▲타 업체들이 출점하지 않은 데다 땅값이 저렴하다. 호남지역은 영남에 비해 땅값이 절반 수준이다. 우리는 모든 면에서 「최저」를 지향하는데 저가판매를 위해서는 투자비도 적어야만 한다. 호남에서 기반을 다진 후 영남 등 전국적인 판매망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다양한 상품구색을 갖추는데 어려움은 없는가. ▲최근 미국의 할인점 업체인 B.J.홀세일클럽과 상호 상품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양질의 제품을 저렴하게 구비할 수 있게 됐다. ­업체들의 참여가 잇따르고 있는 할인점시장 전망은. ▲할인점은 현재 40개에서 오는 2000년에는 1백60개로 늘어나고 매출액이 1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그러나 외국의 예를 봤을 때 2005년에는 3∼5개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다. 장의, 의료, 환경(청소) 등 카테고리 킬러형 전문점이 더 유망하다.

관련기사



문병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