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연평균 43% 급성장…2004년 210억弗 규모국내-IT침체 특수 어려워 작년 수준이면 다행
'세계 보안시장은 맑음, 한국은 오리무중.'
세계 정보보안 시장은 오는 2004년까지 연평균 43% 이상의 고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지난해 1,000억원대에서 올해는 3,000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던 국내 보안시장 전망치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견해다.
미국 증권사인 '로버슨 스티븐스'는 17일 '인터넷 시대의 정보보호'(Data Security in the Internet Age)라는 시장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정보보안 시장 규모는 지난해 56억 달러에서 올해는 85억2,500만 달러를 기록, 51.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년도별 보안시장 규모가 ▦2002년 123억9,300만달러 ▦2003년 163억3,600만달러 ▦2004년 210억 달러로 연평균 43%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분야별 보안시장 규모는 지난해의 경우 바이러스 백신프로그램 시장이 15억1,000만 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는 VPN이 지난해보다 96.3% 성장한 21억6,900만 달러를 기록, 바이러스 백신(23억1,400만 달러)을 누르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2004년에는 ▦VPN 62억7,600만 달러 ▦사용자 인증 34억2,600만 달러 ▦PKI 30억1,000만 달러 ▦방화벽 28억3,100만 달러 ▦바이러스 백신 26억8,500만 달러 ▦권리관리 15억4,500만 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각 분야별 연평균 성장률 예상치는 권리관리(79%)ㆍVPN(73%)ㆍPKI(61%)ㆍ사용자 인증(57%) 순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앞으로 무선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기업이나 단체의 보안 관리를 대행해주는 보안관제 서비스 분야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보안 시장에 대한 장미빛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코스닥을 준비하고 있는 몇몇 업체가 올초 나온 시장조사 자료들을 계속 인용하고 있지만 이를 신뢰하는 전문가는 드물다.
정보보호 기관에 종사하는 한 전문가는 "작년 수준 정도에 머무르면 다행"이라며 "IT 산업 전체의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보안 특수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300억원대 이상의 추가 수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됐던 정보보호 전문업체 지정이 연말이나 내년초로 미뤄질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의 추가수요 발생 등 시장연관 효과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
하지만 국내 보안 경기의 강보합 내지는 완만한 성장을 조심스럽게 예측하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보통신기반보호법의 시행규칙이 마련되는 대로 정보통신 기반시설로 지정될 업체들의 사전 취약점 분석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정보보안 컨설팅이나 소프트웨어 등의 수요가 상당 부분 발생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