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투데이 사설=본사특약아프가니스탄 국경에 운집한 수백만명에 달하는 난민처리가 미 공습의 승패를 결정할 중요한 요인 중 하나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난민 문제는 큰 위협인 동시에 보기 드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만약 이들에 대한 구호 활동이 실패할 경우 기아와 분노에 찬 난민들이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 정치적인 혼란을 몰고 올 가능성이 높다.
최악의 경우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이로 인해 파키스탄 정권이 붕괴하고, 파키스탄의 핵 시설이 테러리스트 손에 넘어가는 것이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이들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이 성공하는 경우다. 이 경우 초반 대규모 공습으로 인한 이 지역 주민의 미국에 대한 반감은 상당부문 사라질 것이다.
부시 대통령도 지난 8일 난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이 이번 군사행동의 아주 중요한 부문이란 점을 명확히 했다. 난민 구호활동의 성공 여부를 떠나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악마로 그려지고 있는 미국의 모습을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난민 문제는 21세기 새로운 전쟁의 관건적 요소다. 테러리스트들은 이슬람과 서구문명 간에 전면전이 벌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그들은 분쟁의 모든 원인을 모두 미국에 돌림으로써 폭력을 정당화하고 대다수 선량한 이슬람교도의 반미 감정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은 이 지역의 반미 감정을 완벽하게 없앨 수는 없겠지만 다양한 활동을 통해 줄여 나가야 할 것이다.
실제 부시 대통령도 공습이전부터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지난 6일 부시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 대해 3억2,000만달러 상당의 인도적인 지원책을 마련, 발표했다.
또 미 정부는 최근 공습이 시작된 후 항공기를 이용, 구호물자를 아프가니스탄 난민과 주민에게 투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으로 투하된 구호물품 중 상당부분이 타레반의 손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상당히 비효율적이다.
또 좀더 적극적인 군사적 지원이 있다면, 빠르게 다가오는 동절기에 아프가니스탄 주민과 난민들이 기아에 빠지지 않도록 할 수 있을 것이며 전세계 이슬람 교도들에게 미국이 이 문제에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세계식량프로그램(World Food Program)은 조만간 아프가니스탄 내 600만명과 국경지역 난민촌의 150만명에 대한 식량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생각해 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아프가니스탄 난민촌 주변에 특수군을 투입해 난민이 안정적으로 들어 올 수 있는 지역을 확보하는 것이다.
미국의 비행기들은 그 지역에 식료품을 투입할 수 있으며, 군은 이 식료품들을 몰려오는 난민들에게 나눠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미국은 전 세계에 미국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여줄 수 있다.
이는 분명 위험한 일이다. 그러나 이것은 전세계에 아프가니스탄 주민의 생명을 안전하게 보장하는 것이 이번 테러와의 전쟁에서 중요한 부문임을 감안할 때 반드시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장순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