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2012 세계보건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여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84세, 남성은 77세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기간을 나타내는 건강수명은 여성이 73세, 남성은 71세로 기대수명과 약 6~11세 정도 차이를 보였다. 이는 생을 마감하기까지 약 10년은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오래 사는 것보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하다. 질병 없이 장수하려면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면서 여태껏 건강했으니 앞으로도 괜찮을 것이라고 자만하지 말고 향후 일어나게 될 몸의 변화와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질환에 대비해야 한다.
가장 간과하는 건강관리 중 하나가 뇌의 노화다. 20대부터 노화되기 시작해 30대까지는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40대 이후에는 뇌기능의 쇠퇴가 빠르게 진행된다. 기억력과 집중력이 감퇴하면서 절망감에 빠져들고 심하면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오래도록 반복되면 ‘치매’ 같은 질환에도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치매는 일반적으로 기억력 등 지적 능력의 감퇴되면서 예전과 같은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를 일컫는다. 60대에 접어들면 누구나 치매를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으로 꼽는다.
과거에는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치매가 생길 수 있다고 잘못 알고 있었으나 현재는 치매가 하나의 질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치매에는 잘 알려진 알츠하이머병뿐만이 아니라 혈관성치매, 정상으로 회복될 수도 있는 가역성 치매, 심한 우울증으로 인한 가성치매, 뇌 손상에 의한 치매 등이 포함된다.
경희서울한의원의 박주홍 원장은 “기억력이 전보다 못하다고 느낄 때 ‘나이 들면 누구에게나 생기는’ 정상적인 노인성 건망증이라고 여기지 말고 즉시 치매전문병원에서 중점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설령 정상적인 수준의 기억력을 유지하고 있더라도 물건을 잃어버린다거나 단순 계산이 틀리는 증상을 보이면 늙어가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노화현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치매 초기 증상이 아닌지 의심해봐야 한다.
치매 초기증상으로는 우울해지거나 성격이 변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의욕이 줄고 짜증이 늘었다면 우울증을 먼저 의심하기 마련이지만, 노년기에 갑자기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면 치매 여부를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박 원장은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상태나 질병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이를 조기에 제대로 치료해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며 “진단 뒤에는 장기적인 치매의 경과 과정을 미리 환자와 보호자가 예측하고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평소 균형 잡힌 식사,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만성 퇴행성질환의 철저한 관리,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으로 치매를 예방해야 한다”며 “평소 밝게 사는 태도를 유지하고 노인 우울증이 생기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