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종적립신탁] '애물단지' 전락

이에 따라 그 동안 만기도래에도 불구하고 자금을 인출하지 않던 신종적립신탁 고객들이 돈을 정기예금 등 은행계정 상품이나 2금융권으로 옮겨가 신탁계정의 자금인출이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7일 금융계에 따르면 대우사태 이후 조흥·한빛·평화 등 일부 은행들의 신종적립신탁 배당률이 정기예금 금리보다 많게는 1.5%포인트 씩이나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은행들이 1년제 정기예금에 대해 7.5% 안팎의 확정금리를 보장하는 반면 신종적립신탁 배당률은 최저 5%대까지 하락, 「그나마 금리가 높다」던 고객의 인식을 무색케 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가입했던 고객들의 경우 그 동안의 고금리가 반영돼 아직까지는 세전 10% 안팎의 수익을 올릴 수 있으나, 최근의 배당률 하락 추세를 감안하면 연말까지는 시간이 갈수록 이익이 줄어들게 생겼다. 이처럼 신종적립신탁의 배당률이 크게 낮아진 것은 대우계열 채권에 편입된 자산에서 발생한 손실분 중 일부를 고객이 부담해야만 하는데다 대우여신에 대한 충당금을 고객 배당의 일부로 메워야 하기 때문이라고 은행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한빛은행 관계자는 『대우채권에 대한 고객의 손실부담분 5%를 연말까지 4개월에 걸쳐 1.3%포인트 정도씩 배당률에서 깎기로 했다』며 『다른 은행들도 대우 문제가 반영되면 배당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대우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이 끝나는 연말 이후에는 은행에 다른 충격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추가 적립 부담이 없어진다』며 『내년에는 대우 때문에 낮아진 배당률이 원상 복귀될 것이고, 시중금리 상승으로 수익성이 좋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금리 예측이 어려운 현 상황에서 고객들의 불안과 실망은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초 H은행 신종적립신탁에 여유돈을 모두 넣어둔 L모씨는 지난 4월 사실상 만기가 도래했지만 『그래도 신종적립신탁이 다른 은행 상품보다 수익성이 좋다』는 은행 직원의 설명을 듣고 돈을 그대로 두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배당률이 꾸준히 하락, 정기예금과 크게 차이나지 않는 8%대까지 낮아지자 정기예금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신종적립신탁은 97년 12월 중순부터 일제히 발매되기 시작, 20~25%의 고배당률을 내세우며 불과 보름 동안 9조원에 육박하는 시중자금을 끌어모으는 등 은행 신탁의 간판상품으로 자리잡았으나 시중금리 하락과 함께 배당률이 급속히 떨어지면서 자금이탈이 늘고 있다. 신경립기자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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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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