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로봇혁명/산업용 로봇] 개인용 로봇 어디까지 왔나

이같은 로봇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요소 기술과 특별한 설계가 요구되기 때문이다.공장과 같이 고정적 환경에서 사용하는 생산로봇의 기능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에만 국한된다. 따라서 로봇은 정해진 위치에서 「인간과 무관하게」 주어진 일을 하기만 하면 된다. 반면 사무실이나 가정은 공장과는 판이하게 다른 환경을 갖고 있다. 정형화된 규칙이 없기 때문이다.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사용되는 로봇은 항상 인간과 접촉하거나 아니면 매우 근접한 위치에서 동작해야만 한다. 또 로봇이 담당해야 할 일도 단순 반복작업이 아니라 인간을 대신하거나 보조하는 등의 다양한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용 로봇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소재에서부터 인공지능 제어 기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소 기술들이 필요하게 된다. 개인용 로봇을 설계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부분은 안전성의 문제다. 일반적으로 공장에서는 작업자와 로봇이 같은 공간에서 작업하지 않기 때문에 로봇과의 충돌과 같은 사고는 미연에 예방하기 쉽다. 그러나 사무실이나 가정에서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특히 가정에는 노약자나 어린이와 같이 위험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구성원이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로봇이 노약자와 충돌하거나 어린이를 밟고 지나가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안전한 로봇을 만들 수 있을까. 먼저 로봇의 소재가 인간이 접촉해도 다치지 않도록 부드러운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 다음은 로봇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가벼운 재질의 재료를 사용, 골격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은 특수 플라스틱과 같은 합성 재료를 사용하면 해결할 수 있다. 현재 개인용 로봇의 대표적인 연구는 복지형 로봇의 개발이다. 복지형 로봇이란 신체 장애자와 같은 사람들을 보살피고 보조하는 로봇을 말한다. 일본의 기계기술연구소에서는 「멜독」이라는 맹인용 길 안내 로봇을 개발하는 연구를 했다. 이 로봇은 도로상에 설치된 유도선을 따라 움직이는데 사용자의 걸음 속도에 따라 자신의 속도를 조정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또 이 로봇은 따라오는 사람이 정해진 길로부터 많이 벗어나면 미약한 전기 자극으로 경보신호를 주며, 사용자가 지팡이에 설치된 몇개의 버튼으로 원하는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로봇이 실용화 되려면 막대한 예산을 투입, 유도 설비를 설치해야 하는 등의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도쿄대학 공학부에서는 환자에게 쥬스를 서비스하는 이동 로봇을 개발했는데, 두개의 로봇 팔로 저장된 쥬스를 환자에게 가져다주거나 먹여주는 서비스가 가능하다. 또다른 로봇으로는 일본의 공업기계연구소에서 개발중인 간호용 로봇이다. 이 간호용 로봇은 누워있는 환자를 두 팔로 껴안아 움직일 수 있다. 따라서 환자나 지체 부자유자가 타인의 도움없이도 휠체어에 옮겨타거나 다시 침대에 눕는 등의 동작이 가능하다. 한편 미국 내시빌의 반더빌트 대학에서는 보다 인간에 가까운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이 로봇은 인간과 유사한 스테레오 시각 시스템과 청각 시스템, 합성 얼굴 영상 시스템, 2개의 로봇 팔 등을 장착하고 있다. 이 로봇은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추적해 대상체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부드럽게 잡는 동작이 가능하다. 이 대학에서 개발한 아이삭(ISAC)이라는 시스템은 손을 사용하지 못하는 환자나 신체 부자유자에게 수저를 사용해 음식을 먹여줄 수 있다. 이외에도 사람에게 음식물을 먹여주는 로봇으로 영국의 킬(KEELE)대학에서 개발한 핸디(HANDY)와 일본의 세콤 지능시스템 연구소에서 개발한 식사 보조 시스템 등이 있다. 사무실을 겨냥한 시스템으로는 스탠포드대학과 팔로알토 VA의료 센터가 공동으로 개발한 드바(DEVAR)라는 로봇이 대표적이다. 음성 명령이 가능한 이 로봇은 로봇 팔과 로봇 손을 가지고 있으며, 각종 서류와 디스켓 등을 다루거나 전화를 받아주는 등의 비서 역할을 해주는 시스템이다. 지금까지 열거한 로봇들은 개인용 로봇의 초보적인 단계에 지나지 않아 우리가 알고 있는 「아톰」과 같은 지능적이고 인간과 유사한 외모와 감정을 가진 로봇의 개발은 가까운 장래에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현재 많은 요소 기술들이 개발 중에 있으므로 머지않은 장래에 우리의 사무실과 가정에서 특정한 용도에 사용이 가능한 개인용 로봇들이 등장할 것이다. 임동석기자FREU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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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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