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장관급회담 사실상 결렬 北측 "쌀차관 조속히 제공" 기존입장 안굽혀차기 회담일정도 못잡아 남북관계 공전 예고 안길수 기자 coolass@sed.co.kr 쌀 차관 제공 문제로 난항을 겪었던 제21차 남북장관급회담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사실상 결렬됐다.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공동보도문을 냈지만 사실상 내용이 없는 형식적인 것으로 회담 차수만 채웠다. 이에 따라 열차 시험운행 등 최근 순조롭게 진행되던 남북관계가 북핵 2ㆍ13합의 이행에 진전이 있을 때까지 공전할 전망이다. 남북은 회담 마지막날인 1일 오후3시20분 종결회의를 열고 한 장짜리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양측은 그러나 전체회의와 수석대표 접촉 등에서 제기했던 주요 의제들에 대해 합의하지 못했다. 양측은 또한 다음 회담 일정을 잡지 못하고 공식 일정을 끝마쳤다. 전날에 이어 남북은 이날 오전에도 수석대표 접촉 등을 통해 쌀 차관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으나 북측이 식량을 조속히 제공하라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아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남측 수석대표인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회담 사흘째인 지난달 31일 청와대를 찾아 노무현 대통령과 면담, 쌀 차관 문제 등 회담 상황을 보고했으나 노 대통령은 '북한이 2ㆍ13합의 이행에 착수한 후 쌀 차관을 제공한다'는 기존 방침을 바꿀 수 없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번 회담은 북한의 방코델타아시아(BDA) 계좌 이체가 해결돼 북핵 문제가 풀리지 않고서는 남북관계 진전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또 한번 증명한 셈이다. 회담이 사실상 결렬됨에 따라 남북관계는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달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6ㆍ15공동행사에 남측 정부 대표단이 참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아울러 6월부터 본격화할 경공업원자재제공-지하자원개발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 우려된다. 북측은 또한 지난해 7월처럼 남측의 쌀 지원 유보 결정에 항의,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이 장관은 이번 회담 결과가 사실상 결렬이라는 평가와 관련,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일정을 계획대로 소화했고 공동보도문을 채택해 회담의 마무리를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2시30분 회담장인 서울그랜드힐튼호텔을 출발해 오후3시50분 인천공항을 떠나 평양으로 돌아갈 예정이었지만 종결회의 개최 시간이 늦어져 오후 늦게 북으로 귀환했다. 입력시간 : 2007/06/01 1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