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인 슬럼프인가, 아니면 반짝 떴다 지는 별이었는가.」박세리(22·아스트라)가 올들어 출전하는 경기에서 예선탈락 아니면 하위권에 머무는 부진한 모습을 보여 국내팬들을 안타깝게하고 있다.
박세리는 21일 끝난 선라이즈 하와이언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또다시 예선탈락하자 「박세리시대는 끝났나」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세리를 지켜본 골프전문가들은 『기량은 물론 생활까지도 전체적으로 조율해 줄 전문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코치선정, 멘탈 트레이닝(심리훈련) 등 보다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실 박세리는 올들어 출전한 5개 대회에서 두번이나 예선탈락했고, 출전하는 경기마다 불안한 모습의 연속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퍼팅과 드라이버샷의 난조로 지적되고 있다. 하와이언오픈 1~2라운드에서 박세리는 20번의 드라이버샷을 날렸는데 6개만 페어웨이에 떨어졌을뿐 나머지는 모두 러프 등으로 빠졌다. 특히 2라운드에서는 무려 8번이나 티샷을 실수했다. 드라이버로 친 것중에는 단 3번만 페어웨이에 제대로 떨어뜨렸고 7번이 빗나갔다.
드라이버에 자신을 잃으면서 3번, 5번 우드로 티샷, 근근이 경기를 풀어갔고 심지어 354야드의 파4홀인 11번홀에서는 3번 아이언으로 티샷했는데도 빗나갔다.
하아와이언오픈을 제외한 13라운드(4개대회)의 경기결과에서도 이같은 문제는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박은 13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185번 친 드라이버 티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은 63.2%였다. 출전선수 157명 가운데 137위였다. 평균 퍼팅수는 29.54타로 70위권이다. 그린적중률도 61.5%(58위)로 낮다.
왜 그럴까. 전문가들은 박세리의 「집중력 약화」를 가장 큰 요인으로 꼽고 있다. 골프해설가 배석우씨는 『박세리의 부진을 놓고 「슬럼프」라고 속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한가지 문제는 심리적 불안감이 박을 짓누르고 있다는 점이다』고 지적했다.
배석우씨는 박세리의 심리적 불안요인으로 세계 톱랭커로서 정상을 지켜야 한다는 중압감 코치와의 결별 귀화발언 파문 등에 따른 자기관리 실패 등을 꼽았다.
또 자주 클럽을 교체하는 것 역시 플레이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세계 톱프로들이 클럽 하나를 바꾸기 위해 적어도 6주정도의 연습을 거치고, 또 한 클럽을 10개 모델로 세분해 만들어 써보고 그중 한개를 택하는 것과 달리 박세리는 너무 손쉽게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박세리는 지난해 캘러웨이의 「BBB」드라이버로 미국무대를 공략했지만 올 시즌 들어 BBB에서 캘러웨이 「호크아이」로, 다시 올리마사의 「트라이메탈」로 그때그때 편의에 따라 클럽을 바꿔 왔다. 【김진영·최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