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국내 주류산업의 한 축을 담당해온 보해양조가 창립 57주년을 맞은 올해 주류산업을 선도하는 중견기업으로서 재도약을 선언하고 나섰다. 지난 1950년 전남 목포에서 창업한 보해양조는 대형 주류업체의 지역시장 진출 등 치열해진 경영 환경 속에서도 광주ㆍ전남지역 소주시장 점유율 80% 대를 유지하면서 지난해 총매출(주세, 교육비 포함) 2,500억원대를 돌파하는 등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지역주류업체로 안주하지 않고 전세계 20여 개국에 제품을 수출하면서 우리의 술을 세계에 선보이는 주류전령사로서 역할도 크게 확대하고 있다. 초대형 주류업체의 엄청난 물량공세에도 불구하고 지역시장을 사수하고 오히려 역외진출과 해외수출 시장 확대 등을 도모할 수 있는 저력은 다양한 제품과 함께 좋은 술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시장 수성을 위한 보해양조의 품질개선 노력은 주류업계에서 정평이 나있으며 이러한 품질경쟁은 국내 주류산업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창업, 시련과 도전의 위기=보해양주는 창업주인 고(故) 임광행 회장이 1943년 목포에서 김, 소금, 술 등을 취급하는 광립상회를 설립하면서 사업기반을 마련했고 해방 후 술도매상으로 전환하고 1950년 한 양조장을 인수, 청주를 생산하면서 시작됐다. 창업이후 전국적으로 200여 개의 소주제조업체들이 난립하는 가운데서도 좋은 품질의 소주를 생산해 지역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68년 전국에 닥친 기록적인 가뭄으로 인한 급격한 경기위축은 보해양조에도 큰 위기였다. 실제 보해양조는 이 때의 경기위축을 견디지 못하고 부도가 나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임광행 창업주는 "법정관리를 벗어나기 전까지 넥타이를 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1978년 12월까지 8년 8개월을 작업복차림으로 생산현장과 일선 판매점을 누비며 영업활동을 강화했다. 이 때 지역민들도 지역소주 살리기에 나서 창사이래 가장 큰 위기를 극복했다. 회사의 큰 경영위기를 넘긴 이후 보해는 지역시장 점유율이 90%를 넘을 정도로 안정된 기반을 구축할 수 있었다. ◇품질제일주의가 맺은 결실=보해양조는 자사 제품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하다. 보해에서 생산된 다양한 주류제품의 품질이 국내 최고라는 확신 때문이다. 이 같은 '품질 제일주의'은 창업주로부터 시작됐다. 실제 그는 생전에 "품질은 보해의 생명이요 양심"이란 모토를 가지고 좋은 술로 고객에게 봉사하는 것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을 만큼 품질개선과 신제품 개발에 노력을 해왔다. 이에 따라 보해는 지난 1984년 보해중앙연구소를 설립하고 품질향상과 신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이 연구소는 국내 최초로 무사카린 소주를 출시해 주류업계의 발전과 국민건강 증진에 큰 기여했고 1990년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매실주 매취순을 개발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이 같은 연구개발 능력의 확보와 함께 품질을 지키기 위한 회사의 노력도 남다르다. 실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매취순과 관련된 보해의 품질 지키기 일화는 아직도 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지난 90년 숙성년도 5년의 매취순이 탄생되면서 전국적으로 폭발적인 인기와 품귀현상이 이어지자 "5년 숙성이 아니더라도 좋으니 공급량을 늘려달라"는 주류 유통업체들의 요청이 쇄도했다. 그러나 보해는 매출확대보다는 제품의 품질과 고객과의 약속이 우선이라며 5년 숙성의 매취순을 고집하고 유통업체의 요청을 단호히 거절했던 것이다. ◇"우리의 맛을 세계로" 글로벌 마케팅 박차 = 치열한 국내시장 쟁탈전에서 벗어나고 광대한 시장에서 더 많은 소비자를 찾기 위해 보해는 80년대 중반부터 해외시장 개척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지난 84년 8월 일본 수출입서비스센터와 수출계약을 체결했고 1차로 10만 달러어치의 소주를 선적하면서 해외시장 진출이 시작됐다. 87년 6월에는 보해소주와 매실주 매취가 미국 ATF(주류, 담배 및 총포관리국) 기준에 합격하면서 미국 수출의 길도 열렸다. 보해는 일본 수출용 제품을 따로 개발해 일본 시장에 연간 100만상자 이상의 수출 실적을 거둬들이는 한편 미국 LA에 소재한 삼화인터내셜날과 매취순 연간 12만병, 보해 복분자주 연간 50만병의 수출 계약을 체결해 미국 전역에 우리 술을 수출하고 있다. 특히 보해는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변화하는 중국 진출을 위해 지난 2003년 4월 상하이에 '상해순보해 국제무역유한공사'를 설립해 매취순과 잎새주, 고품격 와인인 복분자주의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또 지난 2005년 11월에는 신흥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히스패닉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끝냈으며 멀리 아프리카 나이지리아 기업과도 MOU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수출을 준비하는 등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 전세계 주류시장에 진출을 부단히 시도하고 있다. 이 같은 해외시장 진출 노력과 남보다 앞선 제품개발로 매년 해외수출액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은 물론 2004과 2005년에는 업계 최초로 우리나라 와인 수출액의 90%인 200만불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