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M&A시장 골디락스 왔다

글로벌경제 불확실성 완화<br>올 미국서만 1585억달러,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어<br>버핏, 하인즈 이어 추가 물색


금융위기 이후 움츠러들었던 초대형 인수합병(M&A)이 올 들어 급속히 늘어나면서 인수합병(M&A)시장이 가장 이상적인 경제상태를 의미하는 이른바 '골디락스(goldilocks)'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골디락스는 영국 전래동화에 등장하는 소녀의 이름에서 유래된 표현으로 경제학에서는 고성장의 와중에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최적의 호황상태를 뜻한다.

14일(현지시간)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올 들어 미국에서 이뤄진 M&A 규모는 1,585억달러로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같은 미국 M&A는 전세계에서 이뤄진 M&A 규모인 2,760억달러의 57%를 차지한다. 이는 연간 4,075억달러의 M&A가 이뤄졌던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다.

특히 ▲버크셔해서웨이와 3G캐피털의 H J 하인스 인수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I)의 멕시코 맥주회사 그루포모델로 인수 ▲아메리칸항공과 US에어웨이 합병 등 3건의 '메가딜'이 발표된 14일은 M&A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을 정도다.


제임스 B 리 JP모건체이스 부회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위기 이후 M&A에 골디락스가 찾아올 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다. 다만 시간이 문제였을 뿐"이라며 "많은 최고경영자(CEO)들이 지금이 바로 그때라고 선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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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갑자기 M&A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것은 크게 세 가지 요인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선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완화다. 지난해 11월 미 대선 이후 재정절벽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고 중국의 성장둔화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에 대한 우려도 누그러졌다. 하지만 글로벌경제의 성장성이 과거에 비해 떨어지고 미국경제 역시 저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많은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기업을 키우기보다 성장하는 기업들을 인수하는 것을 훨씬 안전한 방법으로 여기고 있다.

또 추세적인 실적호조도 기업들의 M&A 자신감을 북돋우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기업의 최근 1년간 평균 주당순이익은 101.38달러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에 비해 20% 이상 높아졌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가 최근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올랐지만 탄탄한 기업실적으로 주가는 상대적으로 여전히 싸다는 것이다.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금리는 M&A를 촉진하는 또 다른 주요 요인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인수자들이 자금을 조달할 때 주로 활용하는 하이일드본드의 경우 지난달 25일 현재 평균 금리가 6.41%로 10년간의 평균 9.27%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크 스티븐스 BOA 부사장은 "2007년에 비해 자금조달시장 여건이 훨씬 좋은 편"이라며 "풍부한 유동성을 감안할 때 올해 딜이 크게 늘어나고, 특히 메가딜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요인들을 감안할 때 올 M&A시장은 사상 최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G캐피털과 함께 230억달러에 H J 하인스를 인수한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벌써 또 다른 인수 대상을 물색하고 있다. 버핏 회장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또 다른 M&A 대상을 찾고 있으며 그럴 만한 현금도 마련돼 있다"며 "당신 곁에 코끼리(대형 M&A 대상)가 지나간다면 언제든 내게 연락해달라"고 말했다.

H J 하인스를 인수하면서 버크셔해서웨이는 120억~130억달러를 투자했다. 지난해 말 현재 버크셔의 현금보유 규모는 470억달러에 달한다. 버핏이 200억달러 정도의 가용현금을 남겨두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버크셔가 아직도 140억~150억달러를 추가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셈이다.


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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