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부 펀자브주(州)에서 14일 발생한 열차충돌 사고는 역무원들의 부주의에 의한 인재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직후 현장을 긴급 방문한 랄루 프라사드 야다브 인도 철도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고는 역무원들이 두 열차가 동일 선로로 진입하도록 잘못된 신호를 줬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잠부발 아흐메다바드행 특급열차는 차크칼란역에서, 지역열차는 반가라역에서 각각 출발해도 좋다는 신호를 동시에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야다브 장관은 "당시 역무원들은 자고 있었으며 결과적으로 이같은 참사를 일으켰다"면서 "이같은 직무태만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참사는 단순한 사고가 아닌 `잔인한 살인극'"이라고 개탄했다.
인도 언론은 이와 관련, 두 역의 역장들이 이미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으며 조만간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될 것이라고 전했다.
PTI 통신은 이번 사고로 이날 오후 8시36분(현지시각) 현재 부녀자와 어린이 11명과 두 열차의 기관사 등 34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이들 가운데 16명은 위독한 상태라고 밝혔다.
구조활동을 진두 지휘하고 있는 구루다스푸르 지구의 하리지트 싱 부행정관은 다수야 병원과 무케리안 병원에 각각 24구와 9구의 사체가 안치됐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그러나 밤이 깊어 가면서 현장에 짙은 안개가 끼는 바람에 구조 및 시신수습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피해보상 문제와 관련, 펀자브의 아마린데르 싱 주총리는 이번 사고 사망자와부상자의 유가족에게 각각 10만루피(250만원)와 2만5천루피(62만5천원)의 위로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도에서는 동일한 선로를 달리던 열차가 정면충돌 사고가 5년 전인 지난 1999년에도 발생한 적이 있다.
웨스트벵갈주에서 발생한 이 사고는 뉴델리를 출발해 가이살 지구에 집입하던 특급열차가 마주오던 열차와 충돌한 것으로 285명이 사망하고 312명이 부상하는 인도 사상 최악의 열차사고로 기록됐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이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공무원들의 직무태만 사실을 밝혀낸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법적 책임을 묻지 않았다고 뉴스전문 채널인 NDTV는 전했다.
(뉴델리=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