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현대차ㆍLGㆍSK 등 주요 그룹들이 ‘2007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실현 가능성이 높아질 ‘대북 경제협력 프로젝트’에 대한 막바지 점검작업에 부산하다. 그룹들이 집중 점검하는 영역은 ▦수리조선소, 가전제품 임가공공장, 중질유 분해시설 등등 북측이 남측에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경제협력 부문과 ▦철광석 채굴, 남북철도연결 등 우리 측이 북측에 요구할 수 있는 사안들로 알려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군사적 걸림돌 등을 이유로 당장 추진할 사업이 많은 것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남북 정상간의 회담을 통해 각종 실무적 걸림돌을 한꺼번에 제거하는 파격적인 내용이 펼쳐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점검 및 검토 영역은 무제한”이라고 귀띔했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정몽구 회장이 직접 방북길에 오른 현대ㆍ기아차그룹은 계열사인 로템과 글로비스 등을 중심으로 남북 철도연결, 물류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가능성을 진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이 상당히 높은 관심을 보여 (남북경협을 위한) 보다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했다”며 “주력인 자동차가 진출하기 어려운 만큼 중장기적으로 그룹 계열사를 통해 추진할 사업을 점검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지난달 18일 통일부를 찾아 이재정 통일부 장관으로부터 직접 방북 관련 ‘교육(?)’을 받고 회사 내부 자료와 실무진의 구두보고 등을 통해 방북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이어 “육로로 완성차를 러시아ㆍ독립국가연합(CIS)은 물론 유럽으로 운반할 수 있게 된다면 운송기간과 운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며 “남북 철도연결사업 등의 성사가능성을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상대적으로 재계의 이목을 가장 많이 끌고 있는 곳은 삼성. 이건희 삼성 회장이 남북경협을 “국가와 한반도 민족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언급한 점과 관련, 그동안의 ‘삼성식 행보’와 완연히 다른 ‘파격적인 보따리’가 펼쳐질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삼성 내부에선 이와 관련, ‘북한 측이 이번 방북을 계기로 남한의 대표기업에 상징성 있는 사업을 요청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측돼 이에 부응할 협력사업 부문을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이미 대북사업에 대해 “만들어보겠다”고 답한 만큼 2004년 추진됐던 북한 중질유분해시설 건설ㆍ운영 등의 프로젝트를 재추진하는 방안을 점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의 한 관계자는 “북한에 제공하는 중유의 분해시설에 대한 요청이 있을 경우 정부와 협의해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LG그룹 역시 구본무 회장의 방북에 맞춰 상호협력이 가능한 분야에 대한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LG의 한 관계자는 “현재 임가공 형태의 브라운관TV 공장을 운영 중”이라며 “전자 부문에선 소규모 임가공 형태의 사업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또 다른 주력인 석유화학은 대규모 인프라가 바탕이 돼야 하는 만큼 중장기적인 프로젝트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며 현재로선 협력 분야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자원개발, 조림사업 등 다양한 사업협력이 가능한 포스코는 이구택 회장의 방북 이후 진행될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실제 탄소배출권 확보를 위한 조림사업은 이번 정상회담 이후 북한이 국제기구에 가입을 하는 등 제반여건이 갖춰지면 포스코 입장에서는 남북경협(명분)과 탄소배출권 확보(실리)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탄소배출권 획득을 위해 이미 2005년부터 해외조림팀을 구성해 내년부터 해외조림사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북한 조림사업의 여건이 이번 남북정상회담 결과로 조성된다면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남북경협 최대 사업자인 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의 방북 기간 중 남북 철도연결, 통신사업, 전력 이용, 통천 비행장 건설, 금강산 저수지 물 이용, 관광명승지 종합개발, 임진강댐 건설 7대 독점사업권에 대한 확약을 얻어내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또 한국신발산업협회 대표 자격으로 방북하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은 남한의 유휴설비 유상제공 및 기술 지원을 통해 북한에 임가공 공장을 설립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