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 아웃도어 시장 과열 유감


최근 독일 프리드리히스하펜에서 열린 '독일 아웃도어 쇼'에서 국내 한 토종 브랜드 업체가 유럽의 유력 언론들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았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이번 행사에서 이 업체는 유럽 언론들의 뜨거운 취재열기 속에 세계 아웃도어 시장의 중심인 독일ㆍ오스트리아ㆍ스위스 등은 물론이고 칠레를 포함한 남미 국가들과 모두 25만7,000족, 1,160만달러의 판매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올렸다. 부산 신발업체인 트렉스타의 얘기다. 트렉스타는 아시아ㆍ미주ㆍ유럽 등 총 49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올해 예상 해외 수출 규모는 약 400억원이다. 이는 자체 브랜드로 끊임없는 기술 개발에 대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로 평가받고 있다. 더 놀라운 일은 유럽 브랜드들이 판을 치는 아웃도어 시장에서 트렉스타가 지난해 세계 아웃도어 신발 시장 랭킹 아시아 1위, 세계 16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수많은 난관 속에서도 지난 15년간 끊임없이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 결과다. 현재 국내 아웃도어 시장에는 외국 브랜드가 판을 치고 있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8배나 커졌다. 지난해 2조원을 넘었고 오는 2015년이면 연 5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커지다 보니 국내 10여개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시장에 뛰어들었다. 전체시장의 90% 이상을 이들이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몇 개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외국 브랜드를 들여온 것들이다. 외국에 비싼 로열티를 줘야 하는데다 유명 연예인을 동원, 스타 마케팅으로 과도한 비용을 들이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 외국 브랜드가 정작 해당 국가에서는 중저가 브랜드인데도 유독 한국에서만 과도한 마케팅을 등에 업고 고가의 명품 브랜드로 둔갑했다는 점이다. 이래저래 소비자들만 피해를 입고 있는 셈이다. 이미 과열 상태인 한국 아웃도어 시장에 정체기가 온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관련 업계가 동반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아웃도어 제품의 기본 특징은 기능성이다. 아웃도어의 본고장인 유럽ㆍ미국의 해외 브랜드들은 스타 마케팅보다 기술력으로 승부하고 있다. 제품 기술 개발에 대한 노력과 자체 브랜드 경쟁력에 대한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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