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흉물스런 주택가… "떠나고 싶어도 발묶여"

LH 보상지연에 시름하는 수원 고등동 주거환경개선지구 가보니…<br>전세보증금 줄 자금 없어 집주인·세입자 마찰<br>보상 믿고 은행대출 받은 주민들은 이자 고통

LH의 보상지연으로 갈수록 주거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수원 고등동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내 한 건물에 보상이행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SetSectionName(); 흉물스런 주택가… "떠나고 싶어도 발묶여" LH 보상지연에 시름하는 수원 고등동 주거환경개선지구 가보니…전세보증금 줄 자금 없어 집주인·세입자 마찰보상 믿고 은행대출 받은 주민들은 이자 고통 수원=윤종열기자 yjyun@sed.co.kr LH의 보상지연으로 갈수록 주거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수원 고등동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내 한 건물에 보상이행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주민들이 개발을 원한 적이 있습니까. 정부가 주거환경을 개선한다며 사업을 벌여 놓고 정작 보상약속을 어기고 있으니 정말 답답합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설날을 며칠 앞둔 11일 수원시 팔달구 고등동 주거환경개선사업 지구 내 주민들은 보상을 미루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찼다.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명절은 무슨 명절입니까. 동네 분위기가 초상집 분위기"라며 하루빨리 보상이 이뤄지길 바랄 뿐 이라고 말했다. 눈이 내린 이날 오후 고등동 주거환경개선사업 지구를 둘러봤다. 소방도로와 접해있는 주택들은 그런대로 사람 사는 풍광을 볼 수 있었으나 한발 안쪽으로 들어가면 사람이 살지 않은 빈집이 여기저기 눈에 띠었다. 미로를 연상케 하는 좁은 골목길 사이에 지어진 다가구 주택의 출입구 유리 창문은 부서져 있었고, 온갖 쓰레기가 나뒹굴어 보기가 흉물스러웠다. 이곳 3층에 살고 있다는 주민 이모(36·여)씨는 이사를 가고 싶어도 집주인이 전세금을 빼주지 않아 갈 수 없다고 하소연 했다. 날이 갈수록 빈집들이 늘어 우범지대가 되지 않을까 무섭다고 했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오던 한 여학생(중 2년)은 저녁이면 집밖을 나가기가 겁이 난다고 했다. 또 보상지연으로 집주인과 세입자의 갈등은 법적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제때 전세금을 받지 못하는 세입자가 집주인의 집을 경매처분을 진행 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비상대책위에서 만난 임모(65)씨는"최근 집주인이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주지 않아 경매로 집을 잃게 됐다"며 보상지연 분풀이로 비대위 사무실을 뒤집어 놓았다고 한다. 또 다른 김모씨는 "전세 계약기간이 끝난 세입자들에게 전세 자금을 못 돌려주는 집 주인들이 늘어나 전세금 반환청구소송이 이어지고 있다"며 "세입자와 집주인간 크고 작은 시비로 동네 분위기가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LH공사의 보상 공고를 믿고 부동산 거래를 알선해 줬는데 보상지연으로 사기꾼이 되어 버렸다. 고객들이 하루에 몇 차례씩 전화로 따지는 바람에 미칠 노릇이다"라고 말했다. 보상시기를 믿고 은행 대출 등을 받고 주택 등 부동산 구입을 한 사람들은 이자 부담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보상을 믿고 대출을 받아 전원주택을 구입한 박모씨는 한달 대출이자만 50만원에 달한다며 손해가 이만저만 아니라고 했다. 권영세 수원 고등동 주거환경개선사업 주민대표회 총무는 "지난해 11월 LH공사가 보상계획변경공고를 하고도 아직까지 보상을 미루고 있다"며 "1만5,000여명에 달하는 주민 고통 해소는 조속한 보상만이 치유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8,000가구(세입자 포함) 가운데 30% 정도가 이사를 간 상태"라고 덧붙였다. 수원 고등 주거환경개선 사업은 고등동과 화서동 일대 36만2,655㎡를 재개발하는 사업으로 4,906가구가 들어설 계획이다. ●보상 지연 이유는? 수원 고등동 주거환경개선사업지의 보상이 지연되는 이유는 LH의 자금난으로 사업비를 제때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도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에 LH측은 적자폭을 줄이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효수 수원시의회 도시건설위원장은 "LH측이 적자를 이유로 용적률 상향조정, 용도변경 등을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용적률은 187%로 210% 이하까지 확대가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 관계자는 "조속한 사업 진행을 위해 이른 시일 내에 사업추진단을 구성할 계획"이라며 "보상시기도 가능한 최대한 빨리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일도… 부동산시장 뒤집어보기] 전체보기│ [실전재테크 지상상담 Q&A] 전체보기 [궁금하세요? 부동산·재개발 Q&A] 전체보기│ [알쏭달쏭 재개발투자 Q&A] 전체보기 [증시 대박? 곽중보의 기술적 분석] 전체보기│ [전문가의 조언, 생생 재테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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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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