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불붙은 자원전쟁] 롱도이 시추 플랫폼은

축구장 절반크기로 정제도 가능<br>전화 설치··· 탁구·당구장도 갖춰

축구장 절반 크기의 플랫폼의 아래쪽 부분으로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은 원유·가스를 생산하는 시추공이다. 현재 5개의 공에서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베트남 11-2광구 내 석유공사의 시추 플랫폼이 자리잡고 있는 롱도이(雙龍ㆍ쌍용) 분지를 찾아가는 길은 험했다. 베트남 남부의 최대 도시 호찌민에서 남동쪽으로 2시간가량 차를 타고 이동해야 남부 해안도시 붕따우가 나온다. 휴양도시로 알려진 붕따우는 BPㆍ셰브런 등 세계적인 메이저 석유회사의 보급기지 30여곳이 한데 모여 있는 석유 도시이기도 하다. 롱도이를 가기 위해서는 붕따우 공항(헬기 전용 공항)에서 헬기를 타야 했다. 석유공사는 헬기를 전세 내 직원들의 정기적인 이동에 활용하고 있다. 기자는 처음 헬기를 타보는 까닭에 설레기도 했지만 내심 걱정도 됐다. 무려 320㎞를 날아가야 한다는 부담이 컸던 탓이다. 귀청을 때리는 헬기의 소음을 참으며 검푸른 바다 위를 2시간 가까이 날아간 끝에 도착한 롱도이 플랫폼은 딱 축구장 절반 크기 정도의 구조물이었다. 이곳은 원유ㆍ가스를 생산한 뒤 정제까지 하고 있다. 작은 정유소를 연상시켰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생산ㆍ운영관리자 2명과 베트남인 20여명. 석유공사 직원은 아무도 없다. 총괄운영은 베트남지사에서 하고 플랫폼은 실질적인 생산ㆍ정제업무만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근무자들의 생활은 이곳에서 모두 이뤄진다. 숙식은 물론 인터넷ㆍ전화도 된다. 탁구장ㆍ당구장 등도 눈에 띄었다.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만큼 적적함을 달랠 유일한 도구들이기도 하다. 삭막한 바다 위에 떠 있는 철구조물에서 생활하는 만큼 이들을 가장 괴롭히는 건 무엇보다도 ‘외로움’이라고 한결같이 말했다. 물론 폭풍이 몰아치는 등 사나운 바다에 대한 두려움도 이겨내야 한다. 론 잭슨 생산ㆍ운영총괄 매니저(OIM)는 “2주에 한번꼴로 교대를 하는데 2주간 바다 위에 떠 있어야 하므로 외로울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직원들은 2주, OIM은 4주에 한번씩 교대근무를 한다. 기자가 롱도이 플랫폼에 도착하는 날도 근무직원의 교대가 이뤄진 시점이다. 붕따우 공항에서 헬기를 같이 탄 시무룩한 표정의 베트남 직원들과 롱도이 플랫폼을 떠나는 근무자들의 활기찬 표정은 무척이나 대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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