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코스닥시장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자 국내 기업공개(IPO)시장이 활성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러 중소기업들이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물밑작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 초 IPO에 나섰던 기업들이 공모주 청약에서 수 백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이른바 '대박'행진을 이어나간 바 있어 새내기주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기대도 크다.
통상 연내 IPO를 추진하는 곳들은 결산시기를 마치고 상장 채비에 본격적으로 나서는데 지난해 상장을 연기한 기업은 물론 새롭게 추진하는 곳들도 많아 침체기에 빠졌던 국내 IPO시장이 해빙기를 맞이할 수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교보증권과 대신증권, 동양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KDB대우증권, 키움증권, 하나대투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12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IPO 추진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49개 기업이 국내 증시 연내 상장을 준비 중이다.
특징적인 점은 다양한 업종의 중소기업들이 상장 채비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수(水)처리 등 친환경회사들은 물론 다양한 IT회사와 바이오, 웨딩 서비스, 의류, 화장품 등 가지각색의 기업들이 상장을 위한 물밑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IPO 추진 기업 가운데 부강테크와 에코필, 에코니티 등 3개사는 수처리 및 지하수 정화 등 친환경 업종 회사다. KG ETS의 경우도 지정 폐기물처리 등 환경 부분이 주요 사업 분야다. 전체의 3분의 1 가량인 17곳이 휴대전화기 부품이나 발광다이오드(LED)칩, 2차 전지 장비 등 IT 관련 기업이다. 6개 바이오 기업을 비롯해 웨딩서비스(아이패밀리에스씨)와 화장품 원료(에이씨티), 의류(패스트퓨처브랜드), 차량용 블랙박스 제조(미동전자) 등도 연내 상장이 목표다.
한국거래소 측 관계자는 "올해 IPO시장은 지난 해 침체의 영향으로 일정을 미룬 기업들과 새롭게 추진하는 곳들로 회복기가 예상된다"며 "지난 해 말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대략 70여 개 회사의 국내 증시 상장이 점쳐지는 등 어느 정도 해빙기를 맞이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다양한 업종의 중소기업들의 증시 진출이 눈에 띈다"며 "앞으로 상장 문턱을 다소 낮춘 데 따라 코스닥시장 내 보다 여러 업종의 회사들의 진입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IPO시장의 회복 여부를 결정할 키(Key)로 2012년 실적을 꼽고 있다. 연내 IPO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지난 해 실적 향상을 이루는 등 제대로 회사 가치를 평가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느냐에 따라 상장 계획 이행 여부 자체가 결정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지난 해의 경우 글로벌 경기 침체와 저성장 기조로 기업 실적이 다소 타격을 받았다"며 "특히 중소기업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충격이 더 클 수 있어 이들 회사가 지난 해 어느 정도 실적을 기록했는지가 상장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좋지 않은 주변 환경에서 올해 상장을 추진하는 곳들이 어느 정도 실적 향상을 기록하느냐와 올해 증시가 상승 추세를 이어갈 지가 IPO진행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