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스닥 시장에서 일부 적자기업이 자사 최대주주 및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는 비상장 업체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에는 자산가치의 2배 이상을 주거나 매출이 거의 없는 기업을 사들인 경우도 있어 최대주주 및 대표이사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2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서 코스닥 기업이 타법인 주식을 취득한 건수는 총 673건이었으며 이 중 투자한 회사와 대상 기업의 최대주주나 대표이사가 같은 건수는 69건이었다. 69건 가운데 투자한 회사가 적자인 곳은 20개였으며 신규법인 설립을 제외하고 기존 주식을 사들인 것은 7건으로 조사됐다. 키이스트는 지난해 7월 비오에프 지분 100%를 350억원 가량에 사들였다. 키이스트와 비오에프는 대표이사가 동일하다. 비오에프는 매니지먼트 및 프로모션사업체로 자본금 18억원에 지난해 매출액 137억원, 영업손실 16억원, 순손실 19억원을 기록했다. 총 자산은 141억원이며 부채는 91억원이었다. 키이스트는 지난해 매출액 46억원으로 2005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으며 영업손실 24억원, 순손실 132억원으로 4년 연속 영업손실 및 순손실을 기록했다. 키이스트는 당시 “신규사업 진출 및 사업다각화를 통해 안정적 수익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지분을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또 헤파호프는 대표이사가 같은 미국 계열사 지분 3.21%를 18억원에 사들였다. 이 계열사의 최근 실적은 매출액 400만원, 순손실 38억원이었다. 최대주주가 대표로 있는 기업을 산 경우도 있다. 가전제품 도매업체인 오디코프는 최대주주인 최규호 씨가 대표로 있는 씨에스엠 주식 8만3,049주(21.22%)를 250억원에 사들였다. 씨에스엠은 지난해 매출액 157억원, 영업이익 38억원을 기록했지만 오디코프는 매출액 584억원에 영업손실 22억원, 순손실 76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코스닥 기업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는 물론이고 기관 및 개인 투자자의 감시를 받지 않아 대표이사 개인 회사를 회사가 비싸게 사들이는 경우가 있다”며 “인수가격이 타당한 지 등의 여부를 꼼꼼히 챙겨봐야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