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가상으로 엮어보는 어느 중소기업의 헤징전략

김영호(36) 과장은 반도체 클린룸 장비를 생산해 외국에 수출하는 D기업의 자금부에서 일하고 있다.金과장은 5월초 자금담당이사로부터 해외수출대금과 관련, 심한 질책을 들었다. 미국의 반도체 생산업체에 설비를 설치해주고 대금전액을 6개월후 달러로 받기로 한 계약이 회사에서 문제가 된것. 일정액의 선불을 미리 받는게 관행이지만 단가조건이 좋아 나중에 일시불로 받기로 했다고 金과장이 해명했으나 자금담당 옥해일이사는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지적했다. 지난해에도 들쭉날쭉한 환율로 큰 손해를 입은 경험을 이사는 잊지 않고 있었다. 金과장은 헤징을 위한 최적의 수단을 찾으라는 玉이사의 명령을 받고 방법을 주위에 문의했다. 이때 외환선도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동창이 4월말부터 개장한 원달러 선물시장을 이용하는게 어떻겠냐고 조언해왔다. 고민끝에 난생처음 선물회사를 찾은 金과장. 金과장은 우선 영업직원으로부터 선물거래에 대한 기본개념을 듣고 어느정도 자신이 생겼다. 이사에게 보고한후 金과장이 회사를 대신해 체결한 계약은 전형적인 매도헤징이었다. 원달러 선물을 매도함으로써 달러화 가치하락으로 입을지 모르는 손해를 커버한 것. 선물회사의 직원은 일단 수출대금이 10만달러인 만큼 2계약 정도를 매도할 것을 조언했다. 기본단위인 1계약이 5만달러를 대상으로 한만큼 2계약 정도면 완벽한 헤징이 가능하다. 매도대상물은 대금결제일에 맞춰 6개월후 만기가 돌아오는 12월물을 선택했다. 2계약을 매도하는데 드는 증거금은 1,000만원 정도. 수수료는 나중에 되사는 것을 전제로 해 1계약당 3만4,000원 모두 6만8,000원에 불과했다. 회사로 돌아간 후 金과장이 보고서를 내자 玉이사는 저렴한 헤지비용으로 환위험을 줄인데 대해 만족했다. 이제 남은 것은 가격체크. 다음날 金과장은 사내 컴퓨터를 켜 인터넷을 통해 WWW.KOFEX.COM 주소를 찾았다. 선물거래소의 인터넷주소. 金과장은 거기서 원화의 강세예상으로 원달러환율 선물가격이 하락하는 것을 알수 있었다. 선물 12월물 가격은 30틱인 6원이나 하락했다. 1원당 5만원을 버니까 단숨에 30만원, 두계약 합쳐 모두 60만원을 벌어들인 셈이다. 하지만 받아야할 현물달러의 가격이 떨어진 셈이니 선물거래에서 이익도 손해도 없다. 玉이사는 『金과장이 선물에 재미가 들려 투기적 원달러 선물거래로 돈을 벌거나 날릴 날이 오겠군』이라고 말했다.【강용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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