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 상대텃밭선 1대1도 안돼수도권 대거 신청 `승부처` 예고
여야 각 당이 최근 1차 마감한 17대 총선 공천 신청 내용을 분석한 결과 세대교체 움직임이 뚜렷하게 감지됐다. 또 각 정당마다 여전히 지역별로 신청자수가 뚜렷한 차이를 보여 지역의 벽이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우선 주요 정당의 출마 희망자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40대가 가장 많다. 한나라당은 40대 이하가 42.2%, 민주당은 46.1%, 우리당은 무려62.5%나 된다. 정치권의 물갈이 움직임과 맞물려 주도 세력 교체가 가시화하고 있는 셈이다. 상대적으로 기성 정치권의 주축인 50대는 각 당 모두 두 번째로 밀렸다.
각 당이 지역구도 타파를 외치고 있지만 공천 신청 내용은 아직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의 경우 아성인 영남 지역엔 268명이 신청, 평균 4.1대1의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전체 경쟁률 3.19대 1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반면, 호남 지역은 22명만 신청(0.75대 1), 경쟁률이 가장 낮았고 목포 무안ㆍ신안 등 호남 11개 선거구에는 신청자가 하나도 없었다.
민주당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텃밭인 호남에 무려 108명이 신청, 평균 3.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광주 서구와 전주 완산의 경쟁률은 8대1이나 됐다. 그러나 영남권엔 45명이 신청, 0.69대 1이라는 저조한 경쟁률을 나타냈다. 열린우리당도 전국정당을 목표로 내걸었지만 경북 6곳, 경남 4곳에서 신청자가 하나도 없었다. 반면, 각 당 출마 희망자 중 40~50%가 대거 수도권에 출사표를 던져, 수도권이 이번 총선에서 최대 승부처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직업별로는 기성 정치권에서 활동해 온 정당인이 가장 많아 “참신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민주당의 경우 공천 신청자 중 각각 절반이 넘는 490명과 219명이 정당인이고, 우리당도 정당인이 226명(43%)이나 됐다. 각 당이 “희망자는 많지만 간판으로 내세울만한 인물이 없다”고 호소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각 당의 여성 우대 방침에도 불구, 지역구 신청 여성이 각 당 전체 신청자의 3~4%에 불과한 것도 눈에 띈다. 한나라당의 경우 지역구에는 여성이 27명(3.7%)밖에 신청하지 않았으나 비례대표에는 96명이나 몰렸다. 민주당, 우리당의 여성 지역구 신청자는 각각 19명(4.5%), 13명(3%)에 그쳤다.
<박정철 기자 parkjc@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