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구제금융 전문가는… "올바른 방향" "난로위 물 한방울"

"신용위기해결 중요 전환점" 긍정론 많지만<br>美 경제 추락 막기에 역부족 평가도 높아<br>"11월 대선후 추가 부양조치 필요" 지적도


'뜨거운 난로 위에 물 한 방울'이냐 '신용위기 해소의 결정적 전환점' 이냐. 7,000억 달러의 공적자금 가운데 2,500억 달러를 9개 은행의 우선주 인수에 투입하기로 한 미국 재무부의 구제금융 조치에 대해 미 전문가들은 "방향은 맞지만, 투입 실탄이 부족하다"는 지적에서부터 "첫 단추부터 잘못 껴 실패할 것"이라는 평가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다. 특히 이번 구제금융 만으로 침체의 문턱에 접어든 미 경제의 추락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는 데는 대체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민간경제분석기관인 글로벌 인사이트의 브라이언 배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신용위기 해결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이날 리포트를 통해 "이번 조치는 1년 간 지속돼 온 신용위기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시스템 위기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11월 대선 이후에 추가적인 부양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현송 프린스턴대 교수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공적자금이 투입되면 10배, 즉 7조 달러의 레버리지 효과를 낳는다"며 "다만 자금순환 측면에서 본다면 경영권에 개입하지 않는 우선주 보다는 보통주 인수가 더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보통주를 인수하면 공적자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 재무부의 딜레마"라고 지적했다. 2008년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책이 (예전 것보다) 상당히 나아 보인다"며 이례적으로 부시행정부 정책을 지지했다. 그러나 그는 "4주일 전 금융시장이 요동치기 전에도 경기 둔화에 직면했다"며 "이번 조치는 단지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을 막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주 각국이 특단의 대책을 세울 것을 주문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영원한 비관론자' 루비니 교수는 홈페이지를 통해 "재무부는 은행지분 매입 자금을 2배로 늘릴 필요가 있고, 은행들은 배당금을 줄여야 할 것"이라며 "정부는 은행 경영에 보다 직접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신용위기에 따른 손실이 총 3조 달러에 달할 것이며, 증시는 최근 랠리가 멈추고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국이 40년 만의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을 것이라며 특유의 비관론을 견지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이번 조치는 올바른 방향이 아니며, 첫발을 내딛은 것에 불과하다"며 "집값이 계속 떨어진다면 차기 의회는 모기지 시장 정상화를 위한 대규모 구제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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