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원­엔 시장 개설의 의미(사설)

지난 1일부터 원화의 대엔화 환율을 결정하는 원­엔시장이 개설됐다. 이 시장에서 원­엔환율은 당일의 원­달러 기준환율과 동경 외환시장의 엔­달러환율의 재정환율로 산출하게 된다. 재정환율방식을 택하게 된 이유는 원­달러시장과 같이 전일 시장평균환율로 계산을 하게 되면 원­엔시장이 마감된 후에 우리나라 시간으로 야간에 열리는 국제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큰폭으로 변경하게 될 경우에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그 다음날 열리는 우리 원­엔시장에서 큰 혼란을 일으키게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이 경우에 원­달러시장과는 달리 일일환율 변동폭에 제한을 두지 않기로 하였다. 이는 원­달러시장의 환율일일 변동폭에 간접제한을 받게 되고 외환자유화 계획에 의해서 조만간 원­달러 환율변동의 일일 변동폭을 없앨 예정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환시장이 목표로 하는 자유변동 내지는 시장환율제도로 이행하는 과정의 중간단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 원­엔시장의 환율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원­달러와 함께 엔­달러국제시장의 변동을 함께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환율변동은 해당통화의 수급상황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해당통화국의 경제여건에 따른 수요공급변동의 기본요인을 검토해야 한다. ○환율변동폭 제한 없어 예를 들어 미국의 경제가 2·4분기중 4.8%의 성장을 보이고 실질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게 됨에 따라 달러화는 일본의 엔이나 독일의 마르크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무역수지와 선거전략의 변수도 가세되었다. 결과적으로 달러에 대한 엔환율은 8월보다 9월에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1달러당 1백10원대로 올랐으며 고달러 엔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고달러 엔저 지속될듯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부진으로 지난 8월 무역수지적자가 28억5천만달러에 달했고 무역외수지와 이전수지도 큰 적자를 보였다. 이에따라 미국달러화 결제수요가 증가하여 8월중 대미달러평균 환율은 8백16.81원으로 전월 평균대비 0.5% 상승했으며 전년 12월에 비해서는 5.6%가 상승했다. 이러한 달러환율의 상승은 수출증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나 엔저현상에다 경쟁력의 저하로 큰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반면에 수입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쳐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더구나 원화 평가절하가 기대됨에 따라 미달러화에 대한 초과수요가 나타나고 해외자본 역시 환차손을 우려하여 유입이 중단될 것이므로 자본수지마저 적자로 나타날 가능성이 없지 않다. 8월중 환율의 급변으로 은행에서는 대미달러환율을 상오와 하오에 두차례씩이나 변경 게시하는 소동과 함께 기준율이 8백22원까지 상승하였다가 다시 8백17원 내지 8백20원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현재의 전반적인 경제상황으로 보아 원화는 고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LG경제연구소는 적정 환율을 1달러에 8백36원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비해서 주요경쟁상대국인 대만달러화는 8월말 현재 전년말 대비 0.7% 절하되었다. 원­달러 시장의 급변과 함께 원화의 대 엔화환율도 전월대비 1.9%, 지난해 12월에 비해서는 1% 상승했다. ○원화 고평가 수출불리 지난 8월까지 무역수지적자 중에서 미국·일본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년 동기대비 30%가 늘어났음을 감안하면 우선적으로 엔과 달러에 대한 환율을 올려 가격경쟁력을 높여야 마땅하다. 이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게 되면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없다는 규정에 묶이게 된다. 따라서 환율조절만으로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없게 되고, 설사 환율을 조정한다 해도 외국구매자들은 환차익을 국내업자와 서로 배분할 것을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효과의 한계가 있다. 따라서 국내기업이 국제금융시장에서 낮은 금리의 자금 확보라는 이득을 누릴 수 있는 규제완화가 급선무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해외증권발행요건을 단순화하여 대기업에 자금조달편의를 주는 대신에 여유자금을 중소기업에 배분토록 해야 할 것이다. 또 외화대출 규모와 용도를 확대하여 자금조달편의를 증대시키고 유입되는 자본수지에 따라 환율이 급등하지 않도록 해외투자기회와 규모를 확대시켜야 한다. 특히 해외자본유출입에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율정책은 환율자체로서만 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금리와 통화량 물가 등을 고려한 종합적인 결과이다. 원­엔시장의 합리적인 운영을 기대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