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위기의 제조업… 수익성 악화에 신음

최근 5년 7곳 중 1곳만 영업이익 증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2년 재선된 뒤 법인세 인하 공약에 따라 법인세율을 35%에서 28%로 내렸다. 또 지난해부터는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국에 45개의 제조업 혁신 연구소 설립을 밀어붙이고 있다. 셰일가스 등 청정에너지 개발에 총 79억달러의 펀딩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강력한 제조업 부흥 정책으로 해외로 떠났던 미국 기업들이 속속 유턴하고 있다.

'잃어버린 20년'을 보낸 일본 역시 아베 신조 총리의 이른바 '3개의 화살' 전략(과감한 양적완화, 기민한 재정정책, 신성장 발굴)에 힘입어 산업 경쟁력을 회복해가고 있다. 아직 성과를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일본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12년 4.1%에서 지난해에는 4.4%로 상승하는 등 회복세가 뚜렷하다.


미국과 일본의 제조업이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는 데 반해 세계 5위의 '제조 강국'인 한국은 제조업 전반에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관련기사



고비용 생산구조와 중국의 추격으로 가격·품질 등 핵심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정보기술(IT)과의 융합과 고부가가치 하이테크 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혁신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탓이다.

무엇보다 전기·전자와 자동차를 비롯해 철강·조선 등 국내 제조업을 대표하는 주력산업의 수익성이 최근 들어 크게 악화하면서 한국 경제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20일 서울경제신문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국내 30대 대기업 집단의 제조 계열사 70곳을 대상으로 최근 5년간의 상반기 영업이익률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10년에 비해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상승한 기업은 삼성전자와 현대차·SK C&C 등 10개 기업에 불과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연간 평균인 5.7%를 넘긴 기업도 19개에 그쳤다. 반면 영업적자이거나 영업이익률이 3% 미만인 기업은 20곳이나 됐다.

올 들어 원화가치가 크게 상승하면서 이익을 잠식한 탓도 있지만 2010년부터 국내 제조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은 보다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장석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2010년 이후 환율 착시 효과 때문에 제조업의 근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한 게 사실"이라며 "빅데이터를 활용한 시장분석을 통해 적기에 맞춤형 제품을 출시하는 등 제조업의 소프트파워를 키우고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신산업 창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