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공포에 질린 시장' 환율 10년來 최고

66원 급등 1,395원…역외 선물환시장선 1,400원 돌파

공포에 질린 금융시장이 대폭락했다. 코스피지수는 2년2개월 만에 1,300선 밑으로 떨어지고 원ㆍ달러 환율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마침내 코스피지수를 앞섰다. 외환시장은 나흘째 폭등이 이어지면서 원ㆍ달러 환율 1,400원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공포의 쓰나미’를 뚫고 나갈 비상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8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로 전날보다 79.41포인트(5.80%) 급락한 1,286.69포인트로 장을 마치며 지난 2006년 8월14일 이후 처음으로 1,300선 밑까지 추락했다. 같은 해 7월26일(1,279.08포인트)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날 주가폭락은 전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가 9,500선마저 내주며 이틀 연속 폭락했다는 소식이 투자자들을 위축시킨데다 전세계 중앙은행과 정부의 금융위기 구제 노력이 시장에 별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는 원ㆍ달러 환율이 세계 금융위기와 국내외 증시폭락의 영향으로 전날보다 달러당 66원90전 급등한 1,395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1,400원선을 위협했다. 1998년 9월23일의 1,402원 이후 10년1개월 만에 최고치다. 전 거래일 대비 환율 상승폭은 1998년 8월6일의 70원 이후 10년2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원ㆍ달러 환율은 4거래일 만에 208원이나 올랐다. 특히 이날 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는 달러당 1,400원을 돌파,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의 반응이 주목된다. 아시아증시도 동반 폭락했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21년 만에 최고의 낙폭을 기록하고 인도네시아가 주식매매를 중단시키는 등 아시아 주식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일본 우량주식으로 구성된 닛케이225지수는 이날 952.58포인트(9.5%) 추락하며 9,203.32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날 낙폭은 1987년 이후 최대다. 인도네시아는 자카르타종합지수가 10% 넘게 폭락하자 오후1시 주식매매를 중단시켰다. 홍콩 항셍지수는 1만6,000선이 무너졌고 대만 자취엔지수는 5,206.40포인트로 5,000선을 겨우 지켜냈다. 인도 센섹스지수는 1만선을, 싱가포르 ST지수는 2,000선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4% 하락하며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았다. 조익재 HI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20년간의 주요 세계 금융위기 당시보다 지금의 글로벌 실물경기가 더 좋지 않다”며 “이번 충격은 이미 실물로까지 전이된 상태로 보는 게 옳고 주가가 일시적으로 반등한다고 해도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의 단기반등) 성격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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