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의 10배규모…지역간 빈부격차 불러중국, 한국, 일본 등 동북아 국가가 다국적기업들의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으며 이들의 동북아 투자전략은 아시아 내에서도 지역간의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소위 '아시아 디바이드'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서방 기업들은 투자지역으로서 동북아의 장래가 밝다고 보고 그동안 신규투자처로 선호하던 동남아에서 자금을 빼 중국에는 공장을 짓고, 한국에서는 은행을 인수하며, 일본에서는 차를 팔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90년대만 하더라도 동남아 국가들은 싼 임금, 낮은 무역장벽, 안정된 정부덕택에 빠른 속도로 엄청난 규모의 외국인투자를 유치했다.
동아시아 지역의 금융위기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96년의 경우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타이, 싱가포르와 필리핀은 160억달러가 넘는 외국인직접투자를 끌어들였으며 이 규모는 한국, 대만, 홍콩에 대한 전체 투자액의 4배에 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동남아의 경제성장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 둔화되면서 동북아는 최근 동남아에 비해 10배에 달하는 규모의 외국인직접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지난해 아시아 지역에서의 기업 인수합병(M&A) 중 80%는 동북아 지역에서 이뤄졌으며 최근 구미기업들이 투자처로 지목한 지역은 대개 동북아 국가들이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디바이드'가 생기게 된 계기는 90년대 후반의 이 지역 금융위기로 동북아 지역이 동남아 지역에 비해 위기에서 빠른 속도로 벗어나게 된 것이 투자대상의 전환에 큰 작용을 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더 중요한 것은 동남아 국가들이 외국인투자 유치의 강점으로 내세웠던 싼 임금, 개방정책, 기업가 정신을 가진 정부 등이 중국의 부상으로 더 이상 큰 매력으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한국 등은 외국인 투자유치 관련 장벽을 크게 낮추고 있고 일본은 금융ㆍ자동차ㆍ통신ㆍ전력산업을 개방하고 있으며 한국, 홍콩, 타이완등의 인터넷 사용인구비중이 동남아지역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등 정보통신분야의 발달도 큰 역할을 하고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고 저널은 보도했다.
뉴욕=이세정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