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주거안정을 내세우는 대한주택공사가 정작 임대주택보다는 분양주택의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공은 임대주택의 견본주택은 비용절감을 이유로 짓지 않는 반면 분양주택은 수요자들이 주택 구조를 알 필요가 있어 건설하고 있다고 밝혀 임대주택 수요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15일 주공이 올 들어 공급한 분양주택 및 임대주택을 조사한 결과 고양 행신, 광명 소하, 남양주 가운, 아산신도시, 의왕 청계 등 5곳에서 분양한 아파트에는 모두 견본주택(주택전시관)이 지어졌다. 반면 김해 율하, 보은 이평, 시흥 능곡 등 전국 14곳에서 공급된 임대아파트는 견본주택이 지어지지 않았다.
주공 측의 한 관계자는 “분양주택에 견본주택을 짓는 이유는 판촉 차원에서 수요자들이 어느 정도 (아파트 구조를) 알고 구매하라는 뜻에서 짓는 것”이라며 “임대주택에 견본주택을 만들면 비용이 늘게 돼 원가절감 차원에서 짓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국민임대는 어느 정도 공정이 진행된 상태에서 분양하기 때문에 청약시 주택구조를 대강 알 수 있고 공공임대의 경우에는 살아보면서 불편을 느끼면 분양을 안 받으면 되기 때문에 굳이 임대주택까지 견본주택을 지어야 하는가에 대해 이견이 있다”고 덧붙였다.
임대주택 수요자들은 그러나 “견본주택도 없이 주는 데로 받으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는 않다”며 “주공이 마지못해 임대 아파트 사업을 하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주공 측은 이에 “예산이 한정돼 있어 모든 지역에 견본주택을 짓는 것은 힘들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국민임대주택 홍보관을 곳곳에 만들고 있다”고 답했다. 주공은 수원ㆍ용산ㆍ대전ㆍ대구ㆍ광주 등 5곳에 홍보관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