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 전 친인척 비리 의혹과 관련, "결국 모든 것이 수신제가하지 못한 제 탓입니다. 제가 책임을 져야죠"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명숙 전 총리는 13일 개인 블로그에 글을 올려 "지난 5월 2일 감내하고 계신 아픔이 너무도 서러워 힘내시라 손이라도 잡아 드릴 생각으로 봉하마을을 찾았다. 대통령께서는 국민에 대한 죄송스러움으로 깊은 자책감에 빠져계셨다. 불면으로 인해 퀭하신 눈으로 제게 말씀하셨다"면서 이 같이 전했다.
한 전 총리는 이 글에서 "저는 당신께서 말씀하신 '책임'이 초개와 같이 당신의 몸을 던지는 일인 줄은 몰랐다. 백척간두 아래로 자신을 던져 세상의 부조리에 항거하려는 단심(丹心)인 줄은 차마 알지 못했다"면서 "부끄러웠다. 부산대 병원으로 대통령님을 다시 만나러가던 날 다리가 후들거렸다. 지켜드리지 못한 저의 나약함이 죄스러워 차마 영정 속 당신을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며 자책하기도 했다.
한 전 총리는 또한 "(노 전 대통령이) 권력을 쥔 사람이 진정한 의미의 진보를 할 수는 없다. 국가의 경영을 위해서 현실을 도외시 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는 진보와 보수가 함께 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 사실도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러면서 "나는 국민통합을 말했지만 결국 국민을 통합하지는 못했다. 현실의 제약과 벽이 너무 견고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 전 총리는 "이제 두 번 다시 국민께, 그리고 당신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겠다"면서 "당신의 희생이, 당신의 마지막 대속(代贖)이 떠난 줄 알았던 국민의 발걸음을 돌려세웠다. 다 떠난 줄 알았던, 뿔뿔이 흩어지고 산산이 깨어진 줄 알았던 사람들이 진실과 정의를 지키지 못한 참담한 후회를 가슴에 안고 바람이 되어 다시 당신을 찾아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