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과 ‘제창’…무슨 차이?

제창시 VIP석에 영상초점, 박대통령 따라 부를까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임을 위한 행진곡을 어떤 방식으로 부르냐를 놓고 최근 논란이 일고 있다.

먼저,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의 총탄에 목숨을 잃은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당시 30세)과 그 무렵 노동현장에서 산화한 박기순(당시 21세·여)의 영혼결혼식을 담은 노래굿 테이프(넋풀이-빛의 결혼식)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노래다.


당시 이 노래는 기타와 꽹과리 반주가 어우러져 투쟁 분위기를 북돋운다는 평가를 운동권 안팎에서 받으면서 1980~90년대 초반 대학가와 각종 집회·시위현장에서 민중가요의 대명사로 애창됐다.

그렇다면, 합창(合唱)과 제창(齊唱)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사전적 의미의 합창은 여러 사람이 서로 화성을 이루면서 다른 선율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고, 제창은 여러 사람이 다 같이 큰 소리로 동시에 노래를 하는 것이다.

얼핏 비슷한 의미로 받아들여지지만, 공식행사 때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합창은 합창단이 부르는 것이고, 제창은 행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부르는 것이다.

물론 합창단이 부를 때 참석한 모든 사람이 함께 불러도 무방하다.


그러나 행사에 참석한 VIP 입장에선 합창과 제창 사이에 미묘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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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을 할 땐 영상 카메라가 합창단에 포커스를 맞추지만, 제창을 하면 VIP를 포함한 참석자들을 비추게 된다.

따라서 5·18 민주화운동이 전국에 TV를 통해 생중계되는데 제창하게 되면 VIP 모습이 전파를 타게 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행사에 참석한다면 박 대통령의 ‘입모습’이 전국에 생중계되는 것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4년 5.18 기념식 때 악보를 보지 않고 이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유족들과 합창한 모습이 TV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려진 바는 없다.

박 대통령이 각종 행사 때나 개인적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는 언론보도는 지금까지 없다.

박 대통령이 과거 5·18 행사에 참석해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될 때 악보 또는 식순표로 추정되는 종이를 보면서 따라 부르지 않는 모습이 포착된 영상은 있다.

따라서 정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 제창 문제를 논의하는 데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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