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질병관리본부(질본)가 활용하고 있는 진단키트는 분석에 최소 2시간이 걸리지만 나노바이오시스의 분석기기를 활용하면 30분내 진단이 가능합니다."
11일 서울 구로 본사에서 만난 김성우(사진) 나노바이오시스 대표는 "혈액검출부터 분석까지 29분24초만에 가능한 메르스 진단키트를 개발했다"며 "빠른 진단과 대응이 가능해진 만큼 공항과 항구 검역소나 전국 병·의원에 하루 빨리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노바이오시스는 분자진단(PCR) 시약·칩·기기 등을 개발하는 종합 분자진단 기업이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교수 출신인 김 대표는 2013년 UN 사무국에서 개최한 생물무기금지협약 세계전문가회의에서 전세계 과학·기술 전문가 8인 중 1인으로 초청을 받았을 정도로 분자 진단 분야에서 대표적인 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현재 국내에서 개발된 메르스 진단키트는 성능에는 큰 차이가 없어 어떤 것을 활용하든 문제가 없지만 분석기기는 성능 차이가 크다는 게 김 대표의 주장이다. 김 대표는 "나노바이오시스를 제외한 나머지 메르스 진단키트는 독일 로슈 등 특정업체 분석기기에만 최적화된 것인데 이 분석기기는 메르스 진단에 최소 2시간이 걸린다"며 "나노바이오시스가 지난해 말 자체 개발한 분석기기(울트라패스트 랩칩 리얼타임 PCR G2-4)는 분석 시간을 4분의 1로 단축할 뿐만 아니라 절반 수준의 무게로 휴대도 간편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나노바이오시스가 개발한 메르스 진단키트는 일부 대학병원에서만 비공식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국내에서 개발된 5개 진단키트 모두 식품의약품안전처로 부터 임상허가를 얻지 못한 연구용(RUO)이라 질본에서 임시 사용 권고를 내놓지 않으면 사용 자체가 불법이다. 나노바이오시스 외에도 바이오니아, 솔젠트, 씨젠 등 진단키트 개발사들이 신속하게 메르스 진단키트를 내놨지만 질병관리본부는 코젠바이오텍과 지난해 말 연구용으로 개발한 제품만을 사용하도록 권고하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나노바이오시스가 개발한 PCR분석기기는 이미 해외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올 들어 미국과 터키 등에 50대 이상을 수출해 올 한해 50억원대 매출이 예상된다. 분석 시간을 대폭 단축한데다 기기 한 대당 가격이 1만달러대로 경쟁사 제품의 절반 수준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덕분이다. 활용 분야도 다양하다. 질병 진단은 물론 식중독균 감지, 범죄자 혈흔 유전자 검사 등에도 활용된다.
나노바이오시스는 22일 코넥스시장 상장도 앞두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코스닥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김 대표는 "6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분자진단기기 통합과 소형화에 성공했고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휴대용 분자진단기기 개발에 착수할 것"이라며 "속도와 정확성, 간편성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