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권 올해도 금감원 올드보이 독식?

연초부터 은행등 감사직 잇단 낙하산인사… "대정부 로비 창구" 비판

연초 인사철을 맞아 금융권에 대한 금융 당국의 낙하산 인사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해도 금융감독원 퇴직자들이 은행ㆍ보험 등 금융사의 감사나 사외이사 자리를 거의 독식하고 있는 것이다. 금감원과 해당 금융기관은 "전문성 활용"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들 낙하산 인사들이 금융 당국에 대한 로비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며 부산은행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신임 감사로 정민주 전 금융감독원 기획조정국장을 선임했다. 이달 감사의 임기가 만료되는 하나은행도 후임 감사로 금감원 출신 인사가 유력시되고 있다. 이밖에 은행권에는 국민ㆍ신한ㆍ씨티ㆍSC제일은행, 대구은행, 전북은행 등에 금감원 출신 감사가 이미 포진해 있다. 보험사와 증권사ㆍ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도 낙하산 감사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제일화재와 합병한 한화손해보험은 지난달 주총에서 이성조 전 금융감독원 소비자보호센터 국장조사역을 감사로 선임했다. 보험권에는 이미 코리안리ㆍLIG손보ㆍ현대해상ㆍㆍ동양생명ㆍ금호생명에서 금감원 출신이 감사를 맡고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는 5월에도 삼성화재 감사 자리가 빈다"며 "금감원이 보험 부문 국장들의 경우 취업 제한에 걸려 있어 감사원이 자리를 차지할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한국ㆍ서울ㆍ솔로몬ㆍ신민ㆍ푸른저축은행 등 상당수 저축은행에 금감원 출신들이 감사나 사외이사로 진출했다. 저축은행들을 회원사로 둔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해 8월 신임 부회장에 이용찬 전 금감원 상호금융서비스국장을 선임했다. 또 지난해 하반기에는 삼성증권과 하나대투ㆍKTBㆍ유진ㆍNHㆍ동부ㆍ현대ㆍ신영ㆍHMC투자증권 등 증권회사들의 감사에 금감원 출신들이 대거 진출했다. 이 때문에 금융권 감사직은 금감원 'OB(Old Boyㆍ졸업생을 일컫는 말)'들의 동문회라는 비아냥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낙하산 인사는 금감원과 일선 금융사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으로서는 퇴직자의 노후 자금을 챙기는 한편 인사 숨통을 틔울 수 있다. 방패막이가 필요한 금융사로서는 규제·검사 권한을 가진 금감원과 접촉 창구를 마련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공모제 도입 등으로도 낙하산 인사 문제가 단기간에 뿌리 뽑히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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