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소주' 무차별 배포 물의
롯데계열 대선주조, 울산지역에 17만병 교환권 돌려소주업체들 "매출 타격…조만간 공정위 제소"
울산=곽경호 기자 kkh1108@sed.co.kr
롯데그룹 계열사인 대선주조가 울산 지역 아파트 전세대를 대상으로 '공짜소주' 수십만병을 무차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대선주조의 공짜소주 제공으로 인해 다른 소주 메이커들은 물론 주류도매업체들도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며 반발, 조만간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하는 등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대선주조는 지난 2일부터 울산 지역 400세대 이상 아파트단지 8만6000여세대를 대상으로 자사의 '시원소주 2병 무료교환권'을 한 세대당 1장씩 나줘주고 있는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대선주조는 현재 무료교환권 5만여장을 제작, 각 아파트 세대 출입구마다 화장지 1통과 함께 배포하고 있다.
대선주조의 이 같은 공짜소주 제공은 울산이 신격호 롯데 회장의 고향임에도 지난 2004년 인수한 대선주조의 '시원소주' 시장점유율이 10%대에 머물러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선주조는 향후 2~3년 내에 시장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로 울산에 '융단폭격식' 마케팅 공세를 펼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대선주조의 '공짜소주' 제공에 대해 다른 소주 메이커 및 주류도매업체들은 "시장질서를 무너뜨리는 불공정행위"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무학ㆍ진로 등 경쟁 업체 측은 "시원소주의 울산 지역 월 평균 판매량이 2억5,000만여원에 불과한데 나눠주는 공짜소주는 최고 17만병에 달해 월 매출의 절반을 공짜로 나눠주는 셈"이라고 반발했다.
업계는 이에 따라 조만간 불공정거래행위로 공정위에 제소할 계획이다.
각 주류 도매업체들도 대선주조 측에 경품중단을 요구한 뒤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공정위 고발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대선주조의 공짜 소주 제공으로 울산 지역에는 웃지못할 '소주파동'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동네 슈퍼마켓에는 '무료교환권'을 최고 수백장씩 들고 와 소주로 바꿔가는 사람들이 잇따르고 있다. 게다가 공짜소주를 교환해준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아파트 입구를 돌며 무료교환권을 싹쓸이 하려는 주변 음식점들끼리 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선주조의 한 관계자는 "무료교환권 배포는 판촉활동의 일환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현재까지 실제 배포된 무료교환권은 5,000장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대선주조의 공짜소주 제공이 불공정거래 행위에 해당하는지 검토할 방침"이라며 "업계의 신고가 들어오면 즉각 본격적인 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입력시간 : 2006/01/19 1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