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국민농업 시대를 열자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가 민주정부라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이듬해인 지난 1862년 농무부를 창설하면서 명칭을 '국민의 부처(People's Department)'라고 했다. 농업이 전국민을 위한 산업이며 농무부가 전체 국민을 위해 일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농업을 중시하는 미국 정부의 인식이 잘 드러난다. 미국 역사학자 존 실레베커는 "미국 헌법의 첫 문장이 'We the people'로 시작하며, 이때의 'people'은 농민을 의미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농업을 중시하는 역사적 인식을 토대로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각종 지원정책을 추진한 결과, 미국은 세계 최고의 농업강국이 됐다. 미국의 지난해 농산물 수출액은 1,363억달러, 수입액은 989억달러에 이른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우리나라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다. 한미 FTA를 통해 전체 국내총생산(GDP)이 5.66% 증가하고 일자리가 35만개 늘어나는 등 많은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농업 분야는 값싼 미국 농산물의 수입 증대로 연간 약 8,100억원의 피해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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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농업 분야도 비전이 있다. 한미 FTA로 우리 농식품의 미국 수출은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농산물 1,065개 품목의 관세가 즉시 철폐되고 나머지도 5년 안에 없어진다.

관세가 없어지면 우리 농식품의 미국 내 소비자가격이 낮아지고 한식 소비도 촉진되며 통관도 빨라질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농식품의 미국 수출액은 6억달러였다. 건강과 안전을 중시하는 미국인 소비패턴에 알맞게 깨끗하고 안전한 우리 농식품을 미국 시장에 더 많이 진출시키면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다.

최근 농업은 사람들이 먹는 식량이나 가축사료를 생산하는 단순한 1차 산업이 아니다. 생산ㆍ가공ㆍ유통ㆍ소비ㆍ수출입ㆍ관광ㆍ생태ㆍ생명공학 등 1,2,3차 산업이 융ㆍ복합된 최첨단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발광다이오드(LED) 활용기술과 축산분뇨 처리기술을 미국 경제를 이끌어갈 핵심 기술로 강조한 바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농업은 나노공학, 우주산업처럼 미래를 여는 열쇠"라고 했다. 일본 정부도 "농업이 일본을 구한다"는 기치 아래 농업을 첨단기술 등과 연계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 산업으로 보고 있다.

농업을 미래의 성장동력 산업으로 인식하고 중점 육성하는 것이 선진국 추세다. FTA 피해에 대해 우려만 하지 말고 우리도 농업을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하는 '국민 농업'시대를 열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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