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첨단무기 기밀 중국에 해킹당했다

오바마 G2 정상회담서 집중 제기할 듯


'F-35 스텔스 전투기, 미사일 요격용 패트리엇(PAC-3) 미사일, 호넷 전투기(F/A-18), 수직이착륙 수송기 V-22 오스프리….'

세계 최강인 미국의 국방력을 지탱하는 주요 무기의 설계도가 중국으로 유출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국방부 산하 국방과학위원회의 기밀보고서를 입수해 28일 보도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의 해킹으로 미 국방부 및 기업의 안보가 취약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실제로 일부 정보가 유출된 적은 있었으나 이처럼 최첨단무기 정보가 무더기로 새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이 다음달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금리ㆍ환율 자유화계획을 공개하는 등 유화 제스처를 보내고 있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 문제를 집중 제기할 것으로 보여 주요2개국(G2) 정상의 새 임기 시작 후 첫 회담은 시작도 되기 전에 난항을 예고하고 있다.

기밀보고서에 따르면 최소 24개 이상의 무기 시스템 정보가 유출됐다. 구체적으로는 스텔스 기능이 있는 차세대 전투기 F35, 아시아ㆍ유럽ㆍ중동 등지에서 미사일 방어체계의 주축을 이루는 PAC-3, 호넷 전투기(F/A-18), 고고도 방어체계(THAAD) 등의 정보가 새나갔다.


이외에 무인기(드론)의 비디오 시스템, 자동전투 시스템 등의 소프트웨어도 함께 유출됐다. 아시아 안보전문 싱크탱크인 프로젝트2049의 마크 스톡 대표는 "유출된 정보는 모두 미국 무기 시스템과 국가안보에 매우 중대한 것"이라며 "목록을 모두 살펴본 순간 숨이 멎는 듯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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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는 "비록 중국이 지목되지는 않았으나 사안에 정통한 다수의 정부ㆍ산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이 대부분의 정보를 빼갔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정부와 민간 국방전문가 및 산업계가 공동으로 작성했으며 국방부와 정부 관계자 등에게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유출이 중국의 무기개발에 큰 도움을 주는 반면 미국 국방력에는 치명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익명의 한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는 "중국의 무기개발에 수십억달러의 이득을 준 사건"이라며 "중국이 무기 연구개발에 필요한 기간 25년을 단축했다"고 평가했다. 정부 자문기관인 슈트라우스개혁 프로젝트의 휠러 윈슬로 대표는 "중국은 미래에 발생할 분쟁에서 미군의 움직임을 읽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달 7일부터 이틀간 캘리포니아에서 열리는 중국과의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보여 G2 정상의 새 임기 시작 후 첫 정상회담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미 국세청의 보수단체 표적 세무조사 등 스캔들에 시달리는 가운데 이번 사건으로 사이버 안보능력까지 도마 위에 오르면서 공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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