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 혁신경영 의지가 글로벌 브랜드 만든다"

■ 거세지는 브랜드경영 바람<br>경영진 열정 있어야 히트상품 육성 가능<br>끊임없는 신기술 개발 지역특성별 마케팅도 성공 열쇠



예로부터 사과산지로 널리 알려진 일본의 아오모리현. 이 곳에 몇 년전 큰 태풍이 불어 애써 기른 사과가 10개중 9개꼴로 떨어지는 큰 피해를 봤다. 모두가 한탄하고 있을 때 한 농부는 궁리끝에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바로‘강풍에도 떨어지지 않는 사과’라는 브랜드를 붙여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대입합격을 기원하는 선물이나 병문안용으로 날개 돋힌듯 팔려나갔다. 브랜드가 가져다준 놀라운 가치 창조의 힘이 아닐 수 없다. 세계적인 브랜드 전문가인 마틴론은 최근 펴낸‘아시아의 글로벌 브랜드’에서“브랜딩에 대해 갖고 있는 사고방식을 완전히 바꾸라”고 기업들에게 충고했다. 아오모리의 평범한 농부처럼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마인드로 무장해야만 소비자의 마음을 파고들어 대박상품을 터뜨릴 수 있다는 얘기다. 마틴론은 브랜드 경영을 통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전환을 강조하면서 세계적인 성공브랜드의 공통분모 2가지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하나는 브랜딩에 대한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이고, 또 하나는 브랜딩을 처음부터 핵심전략의 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브랜드들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시장을 호령하기 위해서는 어떤 브랜드 경영전략이 필요할까. ◇경영진의 계획적인 브랜드 육성의지가 필수=‘브랜드 경영’은 통합적인 의시소통이 필수다. 사업의 계획단계부터 판촉활동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걸쳐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고 필요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더불어 브랜드 담당 실무자들이 실패에 대한 부담없이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어야 창조적인 브랜드 경영이 가능하다. 이런 점에서 브랜드 중시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역시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경영진의 의지라 할 수 있다. 최근 출시 6개월만에 누적판매 100만대를 돌파하며 세계적인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삼성전자의 TV ‘보르도’는 이 같은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보르도TV는 TV의 브랜드화에 경영진이 직접 브랜드화에 참여, 소비트렌드에 적합한 기능과 브랜드 요소들을 제품 개발단계부터 차근차근 적용했다. 제품개발단계에서 붙인 프로젝트명‘보르도 프로젝트’를 제품명에 적용시키고 마케팅에 그대로 반영한 것도 경영진의 판단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보르도TV는 브랜드와 마케팅을 제품개발단계부터 고려한 제품으로 삼성전자로서는 혁신적인 실험이었다”며“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원과 통합적인 정보습득이 없었다면‘보르도 프로젝트’는 빛을 보기조차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를 뛰어넘어라=해외에서 뛰고 있는 국내 기업인들은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나 유럽을 공략하기 쉽지 않다고 말한다. 국내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해외 브랜드들의 전략을 살펴보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 랑콤은 국내 화장품 기업 보다 수십배나 많은 돈을 기술개발에 쏟아부어 한국 소비자들의 피부와 생활패턴에 맞는 신제품을 따로 개발한다. 소비자로서는 세계적인 기업이 한국의 소비자들을 위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친절한’대우에 감동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또 루이비통, 페레가모 등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은 대중적인 마케팅은 일체 하지 않는다. 대신 소수의 단골고객들은 생일, 결혼기념일 등 세세한 부분까지 챙겨 집중적인 마케팅을 펼친다. 이 같은 마케팅은 실제 고객들에게는 자신감과 만족감을 불어넣어주고, 잠재 고객들에게는 질투와 신비감을 유발해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다.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브랜드 경영전략은 끊임없는 기술개발, 브랜드와 시장의 특성에 맞는 마케팅이다. 최근 경영 화두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글로칼리제이션’이 바로 대표적인 사례다. 글로벌한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지역별 특성에 맞게 마케팅하는 전략이 야말로 아시아를 뛰어넘기 위한 지름길이다. ◇도전은 계속된다= 최근 브랜드에 대한 기업의 인식이 변화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세계적인‘브랜드 경영’추세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이랜드는 철저한 브랜드 관리를 위해 최근‘이중장치시스템’을 도입했다. 마케팅최고책임자(CMO)가 영업을 비롯한 브랜드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본부장과 함께 마케팅 프로그램을 직접 진두지휘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세계적인 기업들의 브랜드 관리방식을 적용한 것으로 전분야에 걸친 브랜드 관리가 가능하다. 쌍용건설은 최근 지역ㆍ연령ㆍ평형별로 아파트의 외관과 평면, 공용공간 설계를 다르게 하는 디자인 저작권을 13건이나 취득했다. 같은 브랜드의 아파트임에도 지역과 입주민의 연령, 소득수준까지 고려해 디자인이 다르게 특화 되는 것은 처음이다. 새로운 기술개발을 기발하고 이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적극적으로 확보함으로써 기술우위 확보기간을 늘리는 전략은 브랜드의 수명과도 직결된다. 체질개선을 통해 브랜드 경영을 시도하는 국내 기업들의 도전이 아시아를 넘어 세계시장에서도‘브랜드 코리아’의 위상을 높여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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