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손수조표 '청춘콘서트'


손수조 새누리당 후보를 만났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의 목소리였다. 귀여운 외모와 달리 그의 목소리는 탁한 데다 갈라져 있었다. 손 후보는 하도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목에 무리가 갔다고 설명했다. 목이 아프다고 말하면서도 그는 끊임없이 자신이 꿈꾸는 것에 대한 설명을 멈추지 않았다. 자신을 알아보고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에게건, 무시하고 지나치는 사람들에게건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에서 무모하지만 도전적인 '청춘'을 느꼈다.


새누리당은 5일 손 후보를 야권의 거물인 '문재인'의 대항마로 부산 사상지역에 공천했다. 처음 공천을 신청했을 때 당시 누구도 그의 이름을 알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엄청난 반전이다. 민주통합당도 지난달 26일 20~30대 남녀 16명을 청년 비례대표에 나설 후보로 압축했다. 이 중 20대 남성과 여성 각 1명은 최종적으로 당선 가능한 범위 내의 비례대표 순번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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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후보로 이름을 올린 이들 중 누가 금배지를 달게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그동안 정치의 대상에 불과했던 20대가 정치의 주체로 나서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그 의미가 남다르다. 기성세대에 익숙했던 정치 관행이 20대의 눈에 다르게 비춰질 것이고 이 과정에서 정치권이 그동안 짚어내지 못한 20대의 고민이 우리 정치에 드러날 것이다.

손 후보는 공천이 거론되면서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부산 사상을 버릴 것인가'라는 비판에 대해 "(역시) 제가 짊어져야 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당차게 말했다. 부정적인 시각을 바꾸고 변화시켜나가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달렸다는 의미다. 실제 정치권의 20대 공천 움직임에 대해 이벤트성이라는 비판이 엄존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을 19대 국회만의 이벤트로 만들지 중요한 정치 흐름으로 이어나갈지는 20대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다. 20대가 꾸려나갈 새로운 '청춘콘서트'로 바뀌는 정치를 기대해본다.

권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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