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김치우드'

한영수 한국무역협회 전무이사(경제학박사)

[로터리] '김치우드' 한영수 한국무역협회 전무이사(경제학박사) 한영수 한국무역협회 전무이사 미국에 할리우드가 있다면 인도 뭄바이에는 ‘발리우드’가 있다. 인도는 아직 소득이 낮아 여가산업을 즐길 만한 여유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이 영화관을 많이 찾아 자연스럽게 영화산업이 발달했다고 한다. 최근 들어 한국의 영화산업이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급기야 지난해에는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어섰고 미국에서는 한국의 영화산업을 일컬어 ‘김치우드’(Kimchiwood)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부르기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한국에 대해 부정적인 단면을 묘사해온 할리우드의 과거 행적을 볼 때 우리 영화산업의 성장에 대한 질시와 경계감이 함축된 표현이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가 미처 인식하기도 전에 우리의 영화산업은 이만큼 성장해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경제성장과 함께 산업구조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경제개발 초기 경공업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중화학공업 육성단계를 거쳐 IT 중심의 산업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식산업의 육성이 전제돼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우리 경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서비스 산업의 육성에 나서고 있다. 한국 서비스 산업의 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의 절반수준에 불과해 제조업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금융ㆍ비즈니스 관련 산업 등 지식집약산업의 비중이 여타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다. 지속적인 경제구조의 발전으로 과거 노동ㆍ자본 등 요소부문의 투입에 의한 성장전략이 한계에 봉착한 우리로서는 서비스 산업을 육성, 제조업을 대신할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그러나 서비스 산업의 육성을 위해서는 우리가 넘어야 할 장애물이 산적해 있다. 먼저 내부적으로 제조업에 비해 2.5배 이상 높은 서비스 부문의 진입장벽이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DDA 서비스 부문의 협상이 기다리고 있다. 차제에 우리는 과감한 규제개혁 조치를 통해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에서도 지킬 것은 지키되 우리의 성장을 위해 필요한 법률, 보건ㆍ의료, 교육 등을 과감히 개방해 외부와 경쟁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치 인간이 성장하기 위해 성장통(成長痛)을 겪어야 하듯이 산업도 경쟁을 통한 고통의 감내과정이 필요하다. 우리의 유통산업이 좋은 사례다. 지난 80년대 미국의 시장개방 요구에 마지못해 빗장을 풀고 외국의 대형 할인점과 안방에서 직접 경쟁한 결과 우리의 토종 브랜드들은 국내시장을 선도하고 해외진출까지 적극 모색할 정도로 훌쩍 커버렸다. 반면 관 주도의 금융시장 운영으로 인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IMF 외환위기를 맞은 뼈아픈 기억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아픔이 없이는 얻는 것도 없다는 뜻의 ‘노페인 노게인(No Pain, No Gain)’이라는 말을 새겨봄직하다. 입력시간 : 2004-06-16 16:43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