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설한에 줄기세포 파문으로 여론몰이 못해 '효과' 못봐
| 한나라당이 16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연 사학법 강행처리 무효 대규모 장외집회에서 박근혜 대표와 소속의원들이 사학법 반대구호를 외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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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법 개정파문의 한 가운데 서있는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계속 장외투쟁을 이어나갈 것인지, 아니면 전격 등원에 나설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 대표는 사학법 개정안 반대투쟁의 선봉에 서서 엄동설한의 장외집회를 진두지휘하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 확실한 우군을 확보하고 있지 못한 실정인 만큼 연말이 점차 다가오면서 양자택일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단 박 대표가 처한 상황이 매우 미묘하다. 당내에서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을 이유로 장외투쟁을 접자는 얘기가 소장파를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고, 당밖에서는 사학법 개정과 관련해 한나라당 입장에 동조하는 압도적인 여론을 견인해 내지못하고 있는 상태.
특히 사학법 반대투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시점에 터진 황우석 교수 줄기세포 파문은 모든 뉴스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있어 한나라당의 입장을 전파하고,국민 지지를 하나로 모아가는데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만 감안하면 박 대표는 적당한 명분을 찾아 등원을 결행할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새해 예산안이 중요하니까 일단 국회에 들어가겠다는식이다.
그러나 현재로서 박 대표가 뚜렷한 명분도 없는 상태에서 장외투쟁을 끝내고 등원할 개연성은 매우 낮아보인다는게 당 관계자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무엇보다 지난 연말 국보법을 비롯해 이른바 `4대법'을 둘러싼 여야 협상과정에서 드러났듯이 박 대표가 `국가정체성'에 고리를 건 사안에 대해서는 좀처럼 양보를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 핵심당직자는 1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대표는 이번 사학법 개정이국가 정체성을 훼손시키고, 나라와 미래를 망치는 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여론에좌지우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섣불리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가는 당장악력이 급속히 약화될 수 있는데다 일정한 소득없이 U턴을 한다면 차기 대선후보로서의 소신과 철학 등에 대한 중대한 도전을 받게될 것을 박 대표는 걱정할 수도 있다는 얘기이다.
한나라당은 이미 19일 부산을 시작으로 수원, 대전, 대구 등 전국을 순회하는대규모 장외집회 일정도 잡아놓는 등 장외투쟁의 고삐를 결코 늦출 기미를 보이지않고 있다.
당 관계자들은 "현재로서는 이대로 가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면서 "김원기(金元基) 국회의장의 사과나 사학법 재개정을 논의하는 합의기구가 마련되는 등 한나라당의 요구에 대해 일정한 성취가 있을 경우, 급한 현안을 마무리해 주는 명분으로 방향 전환은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