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서울포럼 2012] 금융허브 기회… 개방에 자신감을

[SESSION1 : 경제·금융 ] ■ 기조강연 2 : 러스 그레고리 맥쿼리증권 대표


'서울포럼 2012'에 참석한 러스 그레고리(사진) 맥쿼리증권 대표는 호주 회사인 맥쿼리증권이 한국에 안착해 성공한 데 대해 리스크 관리 못지않게 현지화를 꼽았다. 그는 "단순히 한국어로 브로셔를 만든다고 현지화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었다. 한국 시장을 배우는 동시에 해외 기업인 만큼 항상 '을'의 입장에서 사업해나갔던 게 성공요인 중 하나였다"고 평가했다. 그레고리 대표는 또 한국 금융이 자신감을 가져야 금융한류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한국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외국인 입장에서 볼 때 한국은 금융시장 개방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해보인다"며 "몇몇 부문에서 금융제도 개선이 이뤄진다면 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견뎌온 한국에 지금은 동아시아의 금융허브가 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한국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B' 정도의 점수를 줬다. 과거의 폐쇄적 구조는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수정 보안돼야 할 부분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특히 규제의 틀을 보다 좁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과 같이 외국인 투자가에게 친화적인 조치를 연달아 실시하는 등 이전의 폐쇄적인 구조에서 벗어나고 있다"면서도 "금융시장 규제는 여전히 과도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또 "예컨대 파생상품시장과 같은 특정 분야에서 부실이 발생했다고 해서 규제의 틀을 전체로 확대하는 것은 오류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한국 경제가 금융위기 국면을 무난하게 극복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보다 자신감을 갖고 규제의 강도를 낮추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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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리 대표는 한국 금융사들이 글로벌 전략과 관련해 취할 수 있는 전략으로 틈새시장(니치마켓) 개척을 꼽았다.

그는 "맥쿼리가 금융위기를 견뎌내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남들이 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노렸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이 많지 않은 한국 역시 포화시장이 아닌 신시장 개척을 통해 글로벌화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토대를 미리 다져놓아야 한다"며 "한국 금융사들은 지금부터라도 ▦인력 해외파견 ▦글로벌 금융사와의 파트너십 체결 ▦엄격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 정비 등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율정책의 변화도 주문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환율시장에 개입해 방향을 잡으려 하지만 이는 개발도상국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특징"이라며 "지금의 방어적인 환율정책에서 벗어나 시장에 자율성을 맡기는 방향으로 정책이 수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시장개입을 최소화해 시장참여자 간의 자율적인 경쟁이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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