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기업 취업문도 좁아진다

"지구촌 경제환경 불투명하다" 하반기 계획 잇단 보류 취소불투명한 글로벌 경제환경을 반영해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기업들도 하반기 채용 계획을 전면 재조정할 움직임이다. 이미 국내 주요기업들이 연말 신규 채용규모를 축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가뜩이나 '바늘구멍'인 채용시장이 더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서울경제신문이 국내에 거점을 마련한 주요 다국적 기업들의 하반기 채용 현황을 재점검한 결과 한국하니웰, 볼보건설기계코리아,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 등은 올해 하반기 채용 계획을 전면 보류 또는 취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나마 상당수의 기업들이 당초 계획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기 동향이 급속히 위축되는 양상인데다, 미국의 이라크 공습이 사실상 예고돼 중동은 물론 유럽시장 전역이 짙은 '위기 장막'에 휩싸여 있어 채용 계획 실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국적 기업의 인사담당 한 임원은 "미국, 유럽 등 주요 수출대상국 시장이 예상보다 훨씬 위축됐다"며 "특히 상대적으로 하방경직성을 보여온 유럽시장의 매기가 미국의 이라크 공습 가능성으로 급속히 가라앉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외국기업은 해당 부서별로 결원이 생기면 수시모집을 통해 이를 보충하는 방식을 선호해 왔는데 최근에는 이직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결원이 생긴다 해도 본사 차원에서 당분간 관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선뜻 충원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계 자동제어기기 전문업체인 한국하니웰은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당초 하반기 100여명 등 내년초까지 연구개발 인력만 총 150여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본사의 '주요 투자 및 채용 보류'방침에 따라 계획 실행 자체를 무기한 연기했다. 자동차부품 업체인 델파이는 올해 신규 채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신규 인력 채용 계획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럽시장 의존도가 전체 수출액의 50%가량 되는 볼보건설기계는 현재 재무관련 부문에 결원이 발생했으나 충원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사 한 관계자는 "그동안 부서별로 필요인력을 수시 충원해 왔으나 이번에는 시장 환경이 워낙 흉흉해서 충원 계획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본사가 글로벌 단위의 인력감축을 결정한 한국루슨트테크놀로지스 역시 신규 채용은 꿈도 꾸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회사 고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기존 인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IT시장 침체에 따른 경영 환경 불투명이 심화된다면 기존 인력의 소폭 축소 가능성도 있다"고 최근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한국GE, 후지제록스, 한국IBM, 바스프, JT인터내쇼날코리아 등은 일단 당초 계획대로 하반기 신규 채용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홍병문기자 최원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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