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5월 이후 지속적인 매도우위를 견지해 왔으며, 지난 9월에도 1조5,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그러나 이번주 들어 지난 4일 88억원, 5일 1,094억원, 6일 1,000억원 등 3일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들이 불안한 금융시장 여건은 물론 투신사 환매, 은행 및 보험의 LOSS-CUT 매매(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일정비율 이상 주가가 하락하면 자동적으로 주식을 매도하는 것), 그리고 1조원에 달하는 매수차익거래 잔고 등 수급구조 악화에도 이처럼 매수우위로 돌아선 것은 일단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가격 메리트가 발생했기 때문.
즉 외국인이 차익실현 매물을 줄이고 다시 매수에 나설수 있는 지수대까지 주가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종합주가지수는 추석전일부터 거래일수로 8일 동안 무려 150포인트나 급락했고, 20일 이격도 역시 86.6%(5일종가 기준)로 하락했다.
현주가를 20일 평균주가로 나눠 주가가 단기간에 얼마나 떨어졌나를 알아보는 20일 이격도는 통상 90%를 밑돌 경우 기술적 반등이 나오기 마련인데, 이를 감안하면 현재 주가수준은 과매도권에 진입해 있는 상태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 5월 대세상승기 때 지수 800선에서부터 차익실현 매도에 나섰던 점을 전제로 하면 지수 800선은 매수전환이 충분히 가능한 지수대라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이와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위원회의 금리인상 유보 원주가 폭락에 따른 기술적 차익거래 발생 こ무디스의 국내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상향조정 こFT 월드 인덱스(FT/S&P)에의 한국편입 가능성 등도 외국인의 매수세를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FRB는 5일 열린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금 금리를 현행 수준에서 유지키로 했으며, ECB 집행위원회 역시 금리를 현행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같은 영향으로 미국의 다우존스지수는 물론 일본의 니케이지수와 홍콩의 항셍지수는 일주일 전부터 소폭의 오름세를 기록하는 등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국내 원주가격이 폭락하면서 지난 5일 빅5의 해외DR가격은 모두 원주가보다 높은 고평가 현상을 보였다. 6일 역시 한전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종목의 해외DR가격이 3.01%에서 많게는 10.38%까지 높게 형성돼 해외DR을 팔고 국내 원주를 매수하는 기술적 차익거래도 일어나고 있다.
또 무디스가 국내 5개 은행에 대한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면서 외국인은 지난 5일 외환은행, 신한은행, 주택은행, 하나은행, 조흥은행 주식을 집중 매수했다.
증권업계는 대우사태에 따른 은행권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은행주 매수에 나선 것을 한국시장에 대한 시각변화로 분석하고 있는데, 특히 6일에는 매수대상이 반도체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밖에 최근들어 유럽계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비율 권고지표인 FT 월드 인덱스에 한국과 대만의 편입이 거론되고 있는데, 증권업계는 FT 월드 인덱스에 한국 편입이 이뤄지면 유럽계 투자자금의 신규유입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구영 기자 GYCH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