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삼성전자 "배당 확대" "투자 먼저" 논란

"성장둔화 불가피 주가방어 필요" vs "재투자로 성장성 키워야"

삼성전자의 배당을 둘러싸고 증권가의 갑론을박이 시작됐다. 삼성전자가 시가배당률 1% 수준의 역대 최대 기말배당을 결정한 가운데 '성장둔화가 불가피한 만큼 배당으로 주가를 방어해야 한다'는 주장과 '아직까지는 배당보다 투자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15% 내린 129만2,00원으로 마감하며 130만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삼성전자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배당 확대에 대한 목소리가 또다시 힘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보통주 1주당 1만3,800원, 우선주 1주당 1만3,850원의 기말 현금배당을 결정하며 배당 규모를 크게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시가배당률이 여전히 낮아 주가를 방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시가배당률은 2010년 1.05%에서 2011년 0.52%, 2012년 0.54%로 내려왔다. 지난해 시가배당률은 12월 말 종가 기준 1.01%며 배당금 총액은 2조816억원(중간배당 포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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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3년 총 배당은 중간배당 500원을 합쳐 보통주 1주당 1만4,300원으로 지난해 총배당 8,000원보다 79%나 늘었다"면서도 "지난 10년간의 추이를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배당정책은 매우 미진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10년 전인 2004년과 비교할 때 삼성전자의 연간 순이익은 10조원에서 지난해 30조원으로 3배 증가했지만 배당은 보통주 1주당 1만원에서 1만4,300원으로 4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배당성장률은 이익성장률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해 보다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중호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도 "주가를 부양하는 방법은 투자를 통한 전체 매출 증가와 배당 등 주주환원책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이미 덩치가 커진 삼성전자는 과거와 같은 투자 성과를 내기 위해 훨씬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후자(배당)를 통한 주주환원이 저평가된 주가를 부양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아직까지 삼성전자의 성장 여력은 충분해 배당보다 투자가 핵심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기업의 성장은 매출증가율이 아닌 자기 자본을 투입했을 때 얼마를 벌어들일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ROE)로 봐야 하는데 삼성전자의 ROE는 여전히 20%를 웃돌며 시장평균(8~9%) 대비 높은 성장성을 보유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 전반적으로 배당수익률이 낮고 이 때문에 저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이 잣대로 삼성전자를 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ROE 추정치는 29.02%다. 삼성전자의 ROE가 높아 배당을 늘리지 않고 재투자를 통해 파이를 늘리는 게 오히려 삼성전자와 주주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이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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