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13일"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시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71억달러 감소할 전망이지만 쌀을 개방대상에서 제외한다면 흑자 감소폭은 47억달러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 최근KIEP가 한.미 FTA 관련 수치를 조작했다는 주장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이 원장은 "여러가지 모형 방법이나 가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미 FTA가 체결되고 관세가 철폐되면 대미 무역수지 흑자 감소폭은 7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쌀을 개방했을 경우"라고 설명했다.
그는 "쌀 개방을 제외하면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47억달러 감소하지만 기업 생산성 향상 등으로 전세계 무역수지 흑자는 6억달러 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3월3일 FTA 관련 세미나에서 발표된 KIEP 보고서에는 대미 무역수지 흑자감소폭이 71억달러로 추산됐다가 이후 47억달러로 줄어든 보고서가 발표돼 일부 언론과 국회에서 수치 조작 논란이 제기됐었다.
이 원장은 "FTA 세미나에서 농촌경제연구원과 산업연구원 등도 쌀을 개방 대상에서 제외하고 보고서를 작성했다"며 "이는 정부에서 일단 쌀은 개방대상에서 제외하려고 하고 국민들의 요구도 그런 것으로 판단해 쌀을 제외하는 것이 현실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KIEP 연구작업은 한두 사람이 하는게 아니라 모형을 돌려서 결과가나오면 10명이 넘는 FTA 전문가들이 토론하면서 검증하는 투명한 과정을 거친다"면서 "일부에서 제기하듯 외부 압력에 의한 숫자 조작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한.미 FTA가 졸속 추진되고 있다는 일부 비판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는 2001년부터 미국 정부와 협의를 통해 FTA에 관한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경제를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FTA가 도움이 되도록 활용하는데 집중해야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시한을 정하는 바람에 협상이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이 원장은"FTA 협상을 시작할 때 기한을 설정하는 것은 통상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미국이 FTA를 성사시키겠다는 진정한 의사가 있으면 무역증진법안을 연장해서라도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