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A loss).’
대적할 자 없이 연승가도를 달리고 있는 타이거 우즈(31ㆍ미국)가 속마음을 드러냈다.
PGA투어 6개 대회 연속 우승으로 통산 54승째 기록, 시즌 8승, 2년 연속 시즌상금 1,000만달러 돌파 눈앞 등 셀 수 없는 기록행진을 펼치고 있는 우즈.
그러나 그에게 2006년은 아버지를 잃은 ‘상실의 시기’일 뿐이었다.
AP통신은 지난 2일 WGC 아멕스챔피언십 최종라운드를 마친 뒤 18번홀 그린주변에서 스탠딩 인터뷰를 할 때 누군가 2006년의 의미를 묻자 우즈가 ‘상실’이라고 짧게 답한 일화를 소개했다. 우즈는 “골프코스를 벗어나서 보면 올해는 내게 최악의 해”라며 “골프를 통해 얻는 성과는 아버지를 잃은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우즈는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견디느라 연습에 매달린 덕에 골프 실력이 나날이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3일 부친상을 당해 9주동안 부문 불출했던 우즈는 긴 휴식끝에 출전했던 US오픈에서 메이저 대회 첫 컷 탈락의 수모를 당하며 주저 앉는 듯했다. 그러나 곧 뷰익오픈에서 장타 실력을 뽐내며 3타차 정상에 오른 뒤 브리티시오픈에서는 드라이버를 단 1번만 잡고 우승했고 PGA챔피언십에서는 뛰어난 퍼팅 실력으로 트로피를 챙겼다. 이번 아멕스 챔피언십은 드라이버와 아이언, 퍼팅의 3박자가 가장 잘 맞아 떨어졌다. 그 배경에는 공식 기자회견 시간을 늦춰가며 퍼팅 연습에 몰두했던 우즈의 열정이 있었다.
‘옆에는 없지만 어딘가에서 지켜보고 계신다’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우즈에게 힘을 주고 있는 것. ‘골프 황제’의 애절한 사부곡이 골프 역사를 바꿔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