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인수대금 주당 3만원 3조 안팎될 듯

■ 하이닉스 인수 2파전… 예상 입찰가는<BR>SKT·STX 모두 인수 의지 뜨거워 더 오를수도<BR>단독입찰 나선 SKT 자금조달 능력 다소 여유<br>STX는 인수금액 절반 중동 국부펀드서 조달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전이 사실상 SK텔레콤과 STX의 2파전으로 진행되면서 예상 입찰가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SK텔레콤과 STX가 입찰의향서에 적어낼 예비입찰가격은 주당 3만원 안팎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의향서(LOI) 접수가 마감된 8일 하이닉스의 주가(2만6,600원)보다 15%가량 높다. 입찰가격을 3만원 정도 써낼 경우 인수대금은 2조8,000억∼3조원가량 된다. 채권단도 3조원 이상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입찰 가격 3조원 안팎 될 듯=프리미엄을 15%가량 얹고 구주 7.5%와 신주 10%를 발행한다고 하면 예비입찰가격은 주당 3만590원이고 총 인수대금은 2조8,500억원을 웃돈다. 하지만 총 인수 지분을 20%로 높이기 위해 구주물량을 10%가량 인수하면 가격은 3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인수 의지에 따라 입찰가격이 달라지겠지만 시장에서는 3만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면서 "하지만 대한통운 인수전에서도 나타났듯 경쟁이 심화되면 더 오를 수 있다"고 기대했다. 특히 SK는 최태원 회장이 직접 인수를 지시할 정도로 의지가 높고 STX도 해외자금을 끌어들인 만큼 인수가격은 더 올라갈 수 있다. SK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는 게임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자금여력인데 자체 조달능력에서는 SK텔레콤이 여유가 있다. SK는 현금성자산(현금 포함) 1조3,850억원, 단기금융상품 5,565억원으로 모두 1조1,9415억원(3월 말 현재)의 조달 능력이 있다. SK텔레콤은 특히 지난 7일 4,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ㆍ10월24일 만기)을 발행해 하이닉스 인수를 위한 실탄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STX의 경우 인수대금의 절반 가까이는 중동 국부펀드가 부담한다. 1조5,000억원가량은 자체 조달을 해야 하는데 계열사의 현금성 자산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STX는 그룹 전체로 약 3조원에 달하는 현금성자산을 갖고 있다. 예컨대 STXㆍSTX팬오션ㆍSTX조선해양ㆍSTX엔진ㆍSTX에너지ㆍSTX중공업 등 국내 6개 주요 계열사의 현금성자산은 총 1조2,029억원(3월 말 현재)이다. STX유럽과 STX다롄 등도 2조원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STX는 배당 등의 방식으로 해외 계열사의 자금도 끌어들일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STX의 한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 유치와 국내외 계열사 지분 매각 및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100% 무차입으로 인수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단독 vs 컨소시엄… "조건만 맞으면 좋은 기회"=SK텔레콤은 단독으로 STX그룹은 ㈜STX를 주축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양측 모두 인수 의지는 매우 높다. SK텔레콤은 LOI를 제출한 뒤 "최근 이종산업과의 융합(컨버전스)이 가속화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산업에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이동통신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줌으로써 미래 성장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내수시장에서 치열한 이동통신 마케팅 경쟁에서 벗어나 스마트폰ㆍ태블릿PCㆍ스마트TV 등의 확산과 더불어 반도체 사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STX도 사업 다각화를 명분으로 세웠다. 이종철 STX 부회장은 "사업을 다각화해 현재 90%에 달하는 해운ㆍ조선 사업의 매출 비중을 크게 낮춰 시황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강덕수 STX 회장도 "합리적인 가격 등 몇 가지 조건이 맞는다면 아주 좋은 기회"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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