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기업 대책/“환차손 줄여라” 비상(동남아 금융위기)

◎현지투자업체 타격 우려/조업단축·값인상 등 검토/대부분 달러화계약·거래/건설­무역업 “아직 안전”「현지투자기업=흐림, 건설업체=곳에따라 흐림, 무역업계=대체로 맑음.」 관련업계가 태국 바트화로 시작된 동남아시아 통화위기와 관련 자체적으로 분석한 기상도다. 이에 따라 현지투자기업들은 동남아 생산·영업책임부서를 중심으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종합상사를 비롯한 무역업계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사태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대부분의 수출·입이 달러화베이스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환차손 등의 피해는 없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적지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 3개국에 직접 투자한 금액은 지난 5월말 현재 14억5천7백만달러. 업종별로는 TV, VCR 등 가전공장과 신발공장을 비롯한 경공업분야가 주를 이루고 있다.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현지 내수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현지 투자업체. 이들의 대부분은 한국 또는 제3국으로부터 원·부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아 환차손 부담이 커지고 있는데다 원가상승 압박을 받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현지 판매가격을 올리기가 쉽지않아 손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를 비롯한 현지 투자업체는 동남아의 통화위기가 계속될 것에 대비 ▲현지 조업단축 ▲내수제품 가격 인상 ▲제3국 수출확대 등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현지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아직까지는 최근 사태로 인해 동남아 공장 조업을 대폭 줄이거나 철수하는 등의 극단적인 조치는 생각하고 있지 않으나 통화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조업을 줄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동남아 현지 내수보다는 수출에 주력, 달러화를 되도록 많이 보유하고 환차손을 줄이기 위한 헷징(위험관리) 등의 환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의 경우는 상반된 견해를 보이고 있다. 공사규모가 작아 현지화로 계약을 체결한 업체의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되지만 규모가 큰 공사의 경우 국내 시공사들의 대부분이 달러화로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우리업체 대부분이 달러화로 공사계약을 체결, 별다른 피해가 예상되지는 않지만 첨단빌딩 등 고급 건축물을 시공하는 경우 마감재 수입에 따른 달러화 수요가 있어 현지화 폭락에 따른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종합상사 등 무역업계는 현재로서는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수출품목의 대부분이 가전제품과 컴퓨터 등 완성품 조립을 위한 부품수출인데다 달러 기준으로 대금을 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지 수입업체가 판매대금 회수 후 대금결제를 미루거나 환차손에 따른 미결제사례가 다소 늘어나고 주문후 물품인수 거절사례도 예상돼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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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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