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2003 이것이 승부수] 차세대 생존무기는 `표준화`

디지털 경제시대에 정보기술(IT)표준은 기업 뿐 아니라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IT표준을 주도하는 기업 혹은 국가는 IT산업을 리드해 나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세계 시장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IT표준 전쟁에서 승리한 국가나 기업체는 지적재산권(IPR)확보, 세계시장 선점 등을 통해 막대한 부가가치를 올릴 수도 있다. 특히 국제표준으로 채택될 경우 전 세계에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든든한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의 내로라 하는 유수한 IT업체들은 차세대 IT 표준 선점에 승부수를 걸고 있다. 표준 경쟁에서 승리한 기업은 세계시장을 선점, 차세대 표준을 개발하는 등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는 반면 패배한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2세대 이동통신에 있어 미국식(CDMA)이나 유럽식(GSM)과는 무관하게 독자표준(TDMA)을 채택했던 일본은 세계 이동통신시장에서 위신을 구길 수 밖에 없었다. 반면 한국은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종주국으로서 비록 원천기술을 보유하지는 못했지만 상용화 기술의 성공으로 세계 CDMA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인터넷 분야에서도 최근 3건의 국제표준을 획득한데 이어 4세대 이동통신에 있어 한ㆍ중ㆍ일 3국이 협력, 표준화를 주도함으로써 차세대 이동통신시장에서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모바일 결제시스템, 차세대 스마트폰 운영 체계(OS), 인터넷 웹서비스 등과 관련된 기술표준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휴대전화에 신용카드 기능을 부가하는 모바일 결제시장에서는 SK텔레콤이 독자 개발한 기술이 지난 5월 비자카드의 국제표준으로 채택됨에 따라 세계 표준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KTF는 국민카드와, LG텔레콤은 LG카드 및 국민카드와 각각 모바일 결제 서비스 제휴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동전화 시장이 점차 글로벌화 하면서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 간의 모바일카드 시장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차세대 스마트폰 OS 시장에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노키아ㆍ에릭슨의 지지를 받는 영국의 심비안, 개인휴대단말기(PDA) OS시장 최강자인 팜 사 등 3개 업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IT 업체들은 각각 이 3개 업체의 불꽃 튀는 경쟁을 예의 주시하며 표준 채택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2004년부터 상용화될 휴대인터넷(portable internet)의 기술표준의 향방에도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표준기술의 진행방향에 따라 휴대인터넷이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와 경쟁할 가능성이 있어 휴대인터넷 사업자로 선정되면 KT 하나로통신 등 유선사업자들도 이동통신 영역에 사실상 진출하는 효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형태의 단말기`로든 자신이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차세대 웹서비스 시장에는 마이크로소프트, IBM,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등이 경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KT LGCNS 대우정보통신 등과 제휴해 `닷넷비전 `의 대중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BM은 어떤 운용 시스템을 사용하든 포괄할 수 있는 개방형 전략과 전통적인 인지도를 바탕으로 닷넷진영에 맞서고 있다. 한편 IT표준을 바탕으로 얼마나 다양한 복합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느냐 하는 점도 기업 경쟁력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20세기를 분석의 시대라고 한다면 21세기는 모든 것이 뒤섞인 퓨전 즉 융합의 시대`라며 `미래 시장의 개척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퓨전상품 개발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국내 IT 분야에서 추진되고 있는 퓨전화는 ▲제품의 퓨전화(삼성ㆍLG전자가 추진하는 홈네트워킹 중심의 디지털 가전), ▲기술의 퓨전화(ITㆍBTㆍCT의 동반발전 현상), ▲서비스의 퓨전화(이동통신과 금융의 결합) 등 크게 3가지로 구분되고 있다. 배순훈 과학기술원 교수는 "퓨전 즉 변화라는 것은 불확실성을 수반한다"며 "변화는 위험이 따르기 마련이고 위험은 성공하면 보상이 많지만 실패할 가능성 또한 크기 때문에 위험을 최소화 하면서 변화를 성공으로 이끌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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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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