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 신한금융지주의 LG카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외환위기 이후 전개된 굵직한 금융권 구조조정의 큰 물이 걷혔다. 앞으로 남은 금융권의 빅뱅(big-bang) 과제는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의 정부지분 매각, 산업자본의 금융산업 진입 여부등을 꼽을 수 있다.
외환은행과 LG카드보다 더 큰 물량은 우리금융지주의 정부지분 매각, 즉 민영화다. 정부는 지분매각 시한으로 오는 2008년 3월을 설정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외환은행을 인수한 국민은행, 조흥은행에 이어 LG카드를 안게 되는 신한지주의 덩치가 커 이른바 금융권 ‘빅3’ 체제의 균형을 맞추려면 우리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이 합쳐지는 그림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예금보험공사가 최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의 지분 매각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예보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77.97%의 14일 종가기준 가격은 11조4,600억원으로 국내에 이만한 자금을 부담할 만한 인수주체를 찾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명확한 인수대상을 찾을 때까지 민영화 계획이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기업은행의 경우 정부가 보유지분 15.7%를 매각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지만 지분 매각이 완료되더라도 범정부 보유지분이 50%를 넘기 때문에 단순한 지분 매각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금융전문가들은 “LG카드 매각은 IMF 외환위기 이후 촉발된 1금융권의 M&A가 일단락되는 의미”라며 “앞으로는 증권 및 보험사에서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은행권은 16개 시중은행이 8개로 줄어드는 아픔을 겪었다. 현재 존재하는 8개 시중은행 중 이름을 바꾸지 않은 은행은 4개(국민ㆍ신한ㆍ하나ㆍ외환)에 불과하며 이중 주인이 바뀌지 않은 은행은 다시 3개(국민ㆍ신한ㆍ하나)로 압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