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SK 노사갈등 해소' 재계 롤모델로

이노베이션·하이닉스 등 계열사

노사·협력사와 상생 합의 잇달아

국내 기업에서 총수의 존재를 절대적이다. 특히 대기업 노사 관계에서는 전문 경영인이 의사 결정을 하는 데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상법과 노무 관련 법규 등에서는 노조의 대화 파트너가 분명 전문경영인이지만 현실적으로 그룹 총수의 결정이 뒤에 깔려 있는 탓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SK 그룹사들이 노사 부분에서 보이고 있는 발걸음은 매우 신선하다. 노사 상생, 협력사와의 상생을 위한 합의에 잇따라 도달하면서 재계의 '노사갈등 롤모델'까지 주목을 받고 있다.

10일 SK그룹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사측과 노조가 올해 단체협약에 잠정 합의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단협을 통해 중대질환을 중심으로 직원들에 대한 의료비 지원을 확대하고 배우자 간병 휴가를 신설하기로 했다. 질병으로 인해 휴직하는 직원에 대한 지원도 강화해 노조원들 사이에서는 '사실상의 무상의료를 환영한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그동안 SK이노베이션 안팎에선 이번 단협에서 다소 진통이 발생할 것으로 점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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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만에 단행된 특별퇴직과 노조의 격려금 요구 등으로 양측이 최근 갈등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저유가 등으로 회사의 경영 상황이 과거보다 못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측에서 내밀 수 있는 카드는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사측이 복지 혜택을 강화하기로 하면서 노조에 먼저 손을 내밀었다. 이는 올해 말 진행될 임단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SK하이닉스가 내놓은 상생 방안은 국내 대기업 노사 관계에서 하나의 이정표가 될 수 있을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노사는 협력사와의 '임금 공유'에 나서기로 했는데 지역 사회 전체로까지 긍정적 효과가 퍼지고 있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이번에 임금 인상분의 20%를 협력사 직원의 처우와 안전·보건 환경 개선에 쓰는 '상생협력 임금공유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올해 임금인상분 중 10%를 내놓으면 사측 역시 10%를 보태 협력사에 지원하는 매칭그랜트 방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를 특별도급비 형태로 매년 협력사에 지원할 예정이다.

SK 관계자는 "그룹 전반적으로 갈등보다 상생을 우선하는 조직 문화가 강한 편"이라며 "이 때문에 노사가 싸우기보다 더 나아갈 수 있는 발전 방향을 찾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고 설명했다.


유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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