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애플을 넘어서기 위해 다음 세대 스마트 영토로 사물지능통신(M2M)에 주목하는 이유는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서다. 이 때문에 우리 기업뿐만 아니라 애플 역시 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한 이유다. ◇무궁무진한 M2M 활동 분야=기존 텔레매틱스의 범위와 기술을 한 단계 발전시킨 것으로 방송∙통신∙인터넷 등의 인프라를 통합적으로 연계한 서비스다. 기존에 사람이 기기를 일방적으로 제어하는 데서 나아가 기기끼리 서로 정보를 교류하고 판단해 행동한다는 개념이다. 사람의 움직임을 자동으로 인식하는 감시카메라나 주위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집안의 가전기기를 켜고 끄는 '스마트홈'은 초기 단계의 M2M에 해당한다. M2M의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각각의 사물과 기기에 인터넷주소를 부여해 사람과 기기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고 자동차에 적용하면 교통상황과 차량 흐름을 분석해 최적의 경로로 자동 주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시간 감시와 원격 검침은 물론 헬스케어, 전자결제, 항공∙항만 관제 등 거의 모든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제2의 모바일 혁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요 글로벌 업체들이 M2M시장을 차세대 스마트 격전지로 꼽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애플도 M2M에 관심=애플 역시 이 같은 M2M과 이를 활용한 스마트기기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지금은 모바일기기만 생산하고 있지만 향후 다양한 가전기기로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직접 제품을 만드는 대신 제조업체에 운영체제(OS)만 공급함으로써 '애플판 에어컨'을 얼마든지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폰이 각종 가전기기를 작동시키는 리모컨이자 자동차 시동을 거는 열쇠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아이폰으로 냉장고를 켜고 아이패드로 세탁기를 돌리는 시대가 오면 국내 업체들은 스마트폰에 이어 M2M시장의 주도권도 내줄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모바일솔루션센터(MSC)와 종합기술원을 양대 축으로 삼고 독자 OS '바다'를 TV와 냉장고 등 다양한 가전기기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올해 말에나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업체들 M2M 전략은 걸음마 수준=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은 글로벌 가전시장을 양분하고 있지만 차세대 M2M시장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휴대폰ㆍTVㆍPC를 비롯해 냉장고ㆍ세탁기ㆍ에어컨 등을 앞세워 글로벌 최강자의 자리에 올랐지만 개별적인 기술개발에만 집중한 나머지 M2M을 활용한 장기적인 융합전략이 부재한 탓이다. 국내 통신업체들도 M2M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상황이다. KT는 보일러 수리, 농업 등의 분야에서 M2M 기술을 이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보일러 기사가 스마트폰을 보일러 가까이 가져가면 제품정보 등이 뜨고 비닐하우스 내부의 온도ㆍ습도 변화를 감지하는 기기가 관련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보내주는 식이다. SK텔레콤이 이달부터 도입한 빌딩 에너지 관리 시스템에도 M2M 기술이 적용된다. 조명ㆍ냉난방기구의 전력 사용량을 에너지 관리 설비가 자동으로 체크하고 중앙관리센터와 정보를 공유한다. 그러나 이동통신사들의 이 같은 M2M 서비스는 아직 외부 기업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칠 만큼 활용도가 넓지는 않다. 자체 개발인력이 적어 독자적으로 M2M시장을 키우는 데도 불리하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오는 2020년 국내 M2M 관련 시장이 2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현재 시장규모(2009년 기준)는 1조원대에 불과하다. 지난 4월 방송통신위원회가 M2M시장을 '미래 통신시장의 블루오션'으로 지목하고 관련 기술ㆍ플랫폼 표준화 등에 착수했지만 언제 성과가 나올지는 불투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