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계 '대우車사태→春鬪확산' 부담

내주 노사담당임원회서 구체 대응책 마련키로재계가 노동계의 춘투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대우자동차 해고노동자에 대한 경찰의 강경진압 사태가 그 이유. 당초 올해 노사 임단협 쟁점으로는 ▦임금인상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문제 ▦모성보호▦노조전임자 문제 등 5가지로 예년보다 결코 파장이 적다고 할 수 없는 상태. 그런데 이 모든 것을 합친 것보다 더 '폭발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대우차 사태가 재계의 춘투대책을 고심하게 하고 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한자리에 잘 나서지 않는 경제5단체 상근부회장들이 나서서 진화를 할 정도의 '비상상황'이다. 경총의 한 관계자는 "쟁점이 많고, 경기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계가 대우차 노조의 폭력진압으로 조성된 노조지지 분위기를 최대한 활용, 재계를 압박하면서 이를 춘투까지 끌고 가겠다는 전략"이라며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계는 17일 경제5단체 상근 부회장 긴급 기자회견에 이어 다음주 30대그룹 노사담당 임원회의를 열고 구체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전경련ㆍ경총 등 재계는 우선 대우차 노조 폭력진압은 돌발사건인 만큼 이해 당사자간 조기 수습을 해야 한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또 대우차와 춘투의 연결고리를 차단하는 한편 임단협 쟁점에 대한 재계의 명확한 입장을 빨리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차 사태로 가장 긴장하고 있는 곳은 자동차 업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 자동차업계는 노조가 민노총 산하 금속노련에 소속돼 있어 대우차 폭력진압에 따른 노동계의 투쟁에 동참하지 않을까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와의 접촉을 강화하며 사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아직 5월로 예정된 임단협을 준비하는 단계여서 노조가 연대투쟁에 동참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노조 집행부가 강성인데다 임기가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동안(보선에서 당선)이어서 강경투쟁의 깃발을 들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기아차 노조도 현대차와 동반해 움직임 가능성이 높아 회사측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노조가 민주노총과 연계투쟁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져 긴장하고 있으며 금호타이어도 노동계의 춘투 연계투쟁에 노조가 동참해 강경투쟁으로 나오지 낳을까 우려하고 있다. 민노총 소속인 현대중공업 등 중공업체들도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임단협을 8개월이나 끌면서 엄청난 고통을 겪었기 때문에 더욱 가슴을 졸이고 있다. 회사측 관계자는 "다행히 올해는 격년제로 진행되는 단협이 없어 그나마 안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삼성 계열사중에서 유일하게 임금협상이 아직 타결되지 않고 있다. 계열사들이 3~5% 인상에 그쳐 지난해 수준(기본급 5%)에서 타결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지만 타결전망은 불투명하다. 업황 호전에 따라 현장에서 임금인상의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포철 등 철강업체들은 시황이 나빠 지난해 수준으로 임금인상률을 조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의 물가인상과 대우차 사태로 인한 노조의 강성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크게 걱정하고 있다. 인천제철은 노조에서 이번주 임금인상 안이 나오는대로 다음주부터 임금협상에 들어간다. 지난해 6.5% 인상이 있었고 올해 물가상승을 감안해 그 이상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나 회사측은 시황을 이유로 지난해 수준 아래서 억제할 방침이어서 마찰이 예상된다. 효성도 5월부터 임단협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경기 부진 등으로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경기가 워낙 좋지않아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를 수용할만한 여력을 가진 업체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업계 전체적으로 노사간의 인식차이에 따른 마찰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석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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